"어르신들 모시고 효도관광 떠나요"
"어르신들 모시고 효도관광 떠나요"
  • 김영미 기자
  • 승인 2017.01.0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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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고령의 마을주민들에게 효도 전하는 강진읍 월남마을 한정수 씨

농사지어 모은 돈 쾌척, 매월 마을회관에 간식 전해


강진읍 서산리 월남마을은 산중에 위치해 산동네로 불리는 곳이다. 이 마을에 한 주민이 고령의 주민들을 부모님으로 섬기며 효도관광을 주선해 오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월남마을 한정수(60)씨이다. 한 씨는 지난 2011년 처음으로 월남마을 65세이상 어르신 40명을 모시고 충청도 일대로 효도관광을 다녀왔다. 바깥나들이가 쉽지 않은 산골에 살면서 늙어가는 마을어르신들을 위한 한 씨의 섬김은 주민화합을 이끌어냄은 물론 마을공동체의 중요성과 효를 일깨워 주기 충분했다. 올해도 떠나는 효도관광은 오는 14일 하루동안 대형버스 한 대를 대절해 어르신 40명과 보성으로 온천효도관광에 나선다. 여행에는 해수온천에 식사대접까지 풀코스로 몸과 마음을 힐링하도록 준비됐다.

나눔에는 이유가 없다는 한 씨는 매일 마주하고 살아 부모님이나 마찬가지인 마을어르신들의 거동에서 불편한 모습을 느꼈다. 이에 자신도 넉넉지 않은 살림이었지만 해마다 수확철이면 어르신들이 영양가가 풍부한 햇농산물을 드시고 건강하시도록 직접 농사지은 딸기와 감자를 수년째 전해왔다. 그러다 지난 2011년 주민들이 더 늙기 전에 효도관광을 보내 드리고자 마음을 실행에 옮겼다. 아껴 모은 1백만원을 마을에 내놓아 여행을 주선한 것.

이를 시작으로 한 씨는 3년주기로 마을어르신들을 위한 효도여행을 계획하였다. 하지만 지난 2013년 폐에 희귀병이 발생해 아산병원에서 투병생활을 하게 됐다. 당시 시중에는 희귀병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았고 수술도 할수 없었다. 치료약이 없어 호흡기에 의존해 생사를 넘나들때 우연히 임상실험용 약 개발소식을 접했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치료를 시작했다. 치료 42일만에 완치돼 새생명을 얻게 됐다.

한 씨는 마을로 돌아왔을때 자신을 위해서 마을어르신들이 매일 돌아가면서 병이 낫게 해달라고 기도해 주었다는 말을 들었다. 마을어르신들은 좋은일, 궂은일 가리지 않고 묵묵히 도와준 고마운 사람 한 씨를 떠나보낼 수 없어 간절히 기도했던 것. 한 씨는 어르신들의 간절한 마음에 병이 나았다고 믿는다.

일상으로 돌아 온 한 씨는 병원생활로 많은 돈이 들어가 어려웠지만 딸기재배와 논농사를 지으면서 중단된 효도관광을 가고자 남모르게 계획을 세웠다. 효도관광은 내 자신과의 약속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위해 기도해 준 어르신들께 보답하고자 한 것. 3백여만원이 드는 효도경비를 만들고자 수입이 생길때마다 떼어서 모았고 3년만에 소원이 이뤄졌다.

한 씨의 마을어르신 섬김은 이뿐만이 아니다. 재배한 농산물을 싣고 목포공판장을 찾을때마다 한 달에 두세 번 과일 귤, 과자 등을 사와 마을회관에 간식으로 전해오고 있다. 또 강진자비원에 거주하는 아이들을 위해 남몰래 양말과 옷을 전해 따뜻한 마음을 베풀어 온다.

현재 마을에는 65세이상의 어르신이 50여명이 된다. 한 씨의 바람은 매년 이 자리에 건강한 모습 그대로 어르신들이 함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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