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백담사(百潭寺)는 도피처(逃避處)가 아니다(2)
[기고] 백담사(百潭寺)는 도피처(逃避處)가 아니다(2)
  • 강진신문
  • 승인 2017.01.0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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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만 · 전 의정동우회장>

백담사는 국가의 백성을 위해 위대한 선인들이 머물렀던 곳이지만 제 6공화국 성립 이후 1988년부터 전두환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 여사가 국민의 눈을 피해 백담사에서 3년간 머문 곳이기도 했다.

자칭 유배지를 생각하고 백담사에서 머물면서 무엇을 생각했을까? "국가와 민족을 위해 한 많은 세월을 백담사"에서 보낸 지하에 계신 "매월당 김시습"과 "대학사 김창흠"과 "만해 한용운"이 이곳이 어떤 곳인데 감히 어슬렁거리냐고 얼마나 진노하셨을까!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무슨 단죄인양, 아니면 세파에 지친 국민의 독재정권에 대한 비판이 두려워 세상의 이목을 피하기 위해서 임시방편으로 눈속임하기 위함인지! 뱁새가 어찌 봉황의 심정을 알겠는가! 반성하고 속재해야 할 사람에게 전국 각지에서 백담사를 찾았으니 일약 하루 아침에 전국 유명 관광지가 되고 말았는데 또한 본인의 심정 우화등선하여 반성과 참회는커녕 국민이 자신을 용서하고 이해하는 것으로 오판할 수 있는 착각의 기회를 주지 않았을까?

우리는 과거의 인습에 질질 끌려가는 사고와 깊은 자각이 있어야 하며 과감한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 낡은 것을 용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것을 취하는 정신이 중요하다. 새로운 변화와 혁신이 없이는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일대 자각과 결단이 필요하다. 낡은 것을 버리는 용기와 정신이 필요하다.

오늘날 민주사회는 문자대로 국민이 주인 노릇을 하는 시대다. 민이 주가 되는 사회가 민주사회다. 관은 민을 위하고 민에 봉사하고 민을 위해서 존재한다. 관이 민을 위해서 있는 것이지 민이 관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다. 관은 겸손한 마음으로 봉사정신을 가지고 민을 대해야 한다. 공직자는 국민을 위해 공복이라고 일컫는다. 공복은 공적 심부름꾼, 즉 나라의 심부름꾼이란 뜻이다. 국민을 위한 봉사자다 하는 자세로 주권자의 의식과 사고방식을 국민 자신이 다 같이 가져야 한다.

은둔(隱遁), 도피(逃避)의 태도와 방관자의 자세를 취하면 내 일신은 편안할지 모르나 그러한 태도로는 사회가 정화되고 현실이 개조되지 않는다. 현실의 탁류 속에서 뛰어들어 현실의 악과 싸울 때 우리는 위험과 고난과 시련이 따른다. 그러나 이러한 투쟁 없이 현실은 절대로 개선되지 않고 사회의 악은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

무릇 이 세상의 모든 가치를 투쟁 없이는 새로워지지 않는다. 민주주의도 자유 시민의 오랜 투쟁의 노고로써 쟁취할 것이요, 획득한 것이다. 사회악에서 은둔 도피하거나 방관의 태도를 취할 때 그것을 개선 시정할 수 없다.

참여와 책임의 태도를 취할 때 문제가 해결 될 수 있다. 은둔 도피나 방관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악을 방관하는 것은 악을 묵인하는 것과 같다. 악의 은둔과 도피, 이러한 태도에서 사회악 개조를 기대할 수 없다.

독일은 히틀러가 이끄는 나치당 혁명으로 독재정권을 잡게 되었다. 독재 체제도 정권이 위법을 통과시켜 독재정권을 장악하여 세계 2차 대전으로 인하여 패배로 괴멸되고 말았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에도 나치에 가담한 자를 색출하여 그에 대한 응징을 가하고 있는데 우리의 현실은 독재자가 머문 곳이 관광지로 활성화 되어가고 있는 꼬락서니를 보고 있노라면 독일민족과 비교하여 보면 후진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입증이다.

망각이 심한 우리의 국민성. 3개월만 지나면 모든 걸 잊고 살아가니 한편으로는 편리하다고나 할까. 굳이 사치스럽게 신경 쓰지 않고 나만 잘 지내면 되지 나만 잘살면 하고 자위하는 편이 현명한 생각일까! 우린 오랜시간 동안 독재에 항거해 피와 땀, 목숨까지 바쳐 이룩한 민주주의 체계와 정신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안타까운 상황을 맞이했다. 정의와 진리를 위해 헌신했던 숭고한 정신을 잊어버린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다.

정관정요에서 물(조직원)은 배(리더)를 띄우지만 배를 뒤집기도 한다고 경고했다. 인간은 어제의 후회와 내일의 근심에 살기 때문에 오늘의 행복을 잊고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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