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도시 건설, '주민들이 직접 나서보자'
음악도시 건설, '주민들이 직접 나서보자'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6.12.17 2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 음악이 삶 되는 강진 만들자

강진군은 음악도시 조성에 있어 2017년도 신규 시책 추진을 위해 지난 8월 목포대학 이종화 교수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 10여명을 불러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창원 '파랑새', 원주 '공동체라디오'… 주민주도로 성공 이뤄
시흥시 폐산업 시설 활용해 자발적 주민참여 이끌기도

음악도시 선포를 시작으로 전국 군 단위로는 최초로 전문음악창작소를 운영하고 있는 강진군은 지속가능한 음악도시 전국 제일의 음악 문화도시를 목표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주 열리는 오감통 공연은 물론 지난 8월 개국한 보이는 라디오는 지역의 문화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 강진을 대표하는 음악프로그램이 됐고 맞춤형 공연인 뮤직토크쇼는 탄탄한 기획과 구성으로 관객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프로그램으로 정착해 가고 있다.

연일 음악이 끊이지 않는 음악창작소는 개관 1년 만에 스튜디오 이용 인원 1만 6천여명을 넘었고 녹음실을 이용한 뮤지션도 57개팀 275명에 이를 정도다.
 
또한 갈대축제와 연계한 '3일간의 감성 음악여행 PAN'은 강진이 감성여행 1번지로서 손색이 없음을 전국에 알리는 계기가 됐고 나아가 '뮤직 힐링 관광도시'로의 성공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이처럼 국내 노래도시 사례가 부재한 상황에서 강진지역만의 독자성 및 지속성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사업추진은 음악도시 건설의 튼튼한 건축요소가 되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주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와 사회단체의 재능적 기부 확대다.
 
창원시 아마추어 오디오 동호회원들은 자신들끼리 즐기던 음악은 물론 음악문화 전체의 흐름을 일반인과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함께 나눠보자는 취지에서 의기투합했고 그러한 노력 끝에 '파랑새'라는 시민문화 공간을 탄생시켰다.
 
창원시민들은 어느 누구나 방해받지 않고 이곳에서 편안하게 음악을 듣는다. 친구와 함께 듣거나 혼자서 책을 읽으며 소리를 귀담기도 한다. 잠을 자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간단한 음료를 마시며 명상에 잠기는 이들도 있다. 호텔 라운지에 설치된 값비싼 '뮤직홀'로 착각할 만큼 고급스럽게 꾸며졌으나 이곳은 원하는 사람이라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무료 문화공간이다.
 
파랑새 이원우 대표간사는 "음악적 공감을 계기로 시민문화운동을 확대하고자 좋은 음악, 음원 등을 녹음해 비매품 CD를 제작하여 시민들에게 배포하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고 밝혔다. 민이 주도하는 사업이다 보니 사업에 소요되는 예산은 전적으로 회원들의 자발적 기부나 모금을 통해 이뤄진다.
 
강원도 정선주민들이 만들어낸 공동체라디오 시스템도 보이는 라디오를 운영하는 강진군의 입장에서는 선례 될 만한 방송체계다.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지난 2013년도 개국한 흥양천공동체라디오는 주민주도형 공간인 만큼 방송을 이끄는 DJ들은 모두 주민들이다. 경로당 어르신부터 중학생, 동네 김밥집 아줌마와 노래방 아저씨까지 그동안 이곳을 거쳐 간 주민 DJ들도 수십 명에 이를 정도다.
 
이러한 구축기반을 바탕으로 흥양천공동체라디오는 지역 밀착형 동네방송으로 거듭났고 이러한 소통문화는 점차 확대되면서 지역상권 활성화 목적을 위한 라디오를 만들어내는가 하면 최근에는 노인들이 직접 이끄는 라디오방송까지 탄생시키며 정선시 전역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정선시의회 의원이자 흥양천공동체라디오 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정희 의원은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와 재능 기부는 운영의 든든한 밑천이 됐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내실 있게 진행되면서 각종민원도 자연스레 해소됐다"고 말했다.
 
흥양천공동체 라디오는 또한 1천200명의 지역 내 외국인이주여성들과 소통하고 있으며 몽골, 필리핀 등 일부 다문화가정 여성들은 DJ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에서 살면서 느낀 희로애락과 자국문화를 소개하고 다른 이주여성의 애로사항이나 고충을 나누며 안정적 정착을 돕고 있다.

강원지역 복지기관 최초로 노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BS청춘라디오 또한 70~80대 아나운서들이 그들만의 인생사와 시각적 이야기들을 풀어내며 지역사회에 웃음과 감동을 전달하고 있다.
 
폐쇄된 시설을 음악이나 예술적으로 탈바꿈한 시흥시의 사례도 흥미롭다. 폐쇄된 수협공판장을 예술창작 공간으로 변화 시키거나 문 닫은 목욕탕을 생활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창공'은 그 대표적이다.
 
지역주민과 예술가들은 이러한 시설물을 활용해 독특하고 유쾌한 작품을 연출하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예술품은 일정 기간 동안 전시회나 축제를 통해 지역민과 관광객, 그리고 다양한 예술인이 함께하며 문화적 재생을 통한 물결을 이뤄간다. 목욕탕을 탈바꿈시킨 '창공'은 시민, 예술가 등과 함께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펼쳐가며 오늘날 시흥시민이라면 누구나 방문해 쉴 수 있는 문화놀이터가 됐다.
 
이처럼 오늘날 여러 지자체는 음악이라는 공감을 통해 그리고 라디오라는 매체를 활용하며 그 지역만의 특별한 문화를 이끌고 발전을 꾀하고 있다. 또 문화와 예술, 삶이 서로 맞물려 작동되는 도시 시스템을 갖춰가며 도구적 차원이 아닌 근원적 차원에서 지역 내 예술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특히 오늘날의 도시는 소수의 원주민과 다수의 이주민들로 구성되어 있고  고령화 시대에 건강한 시민들의 유입이야 말로 도시의 미래를 결정 한다. 이제 강진주민들도 함께 나서야 할 때이다. 

오감통 버스킹공연은 학생 동아리, 직장인밴드 등 다양한 세대와 구성층이 무대에 오르며 음악적 공감을 나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