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진 음악도시의 미래
[기고] 강진 음악도시의 미래
  • 강진신문
  • 승인 2016.11.1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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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석 ㅣ 전남음악창작소장

블루오션(Blue Ocean)전략이란 말이 있다. 지난 수년간 우리 사회에 가장 회자되는 말 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정석대로 말하자면 블루오션 전략이란 기업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경쟁시장이 아니라,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한다는 것을 뜻한다.

보다 쉽게 얘기하자면 발상의 전환을 통해 고객이 모르던 전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한다는 것이다. 문화콘텐츠산업분야에서 바로 이 블루오션 전략이 가장 대두되는 이유가 바로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 자신만의 독특한 시장, 싸우지 않고 이길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내는 전략이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9월 26일부터 10월1일까지 강진군 음악도시 조성 해외연수단으로, 유럽 선진 음악도시인 아일랜드 더블린과 스웨덴의 스톡홀름을 다녀왔다. 출장목적은 지역 음악시장 및 음악창작소 활성화를 위한 선진 음악도시(스웨덴, 아일랜드) 음악산업 정책 및 음악산업 지원 프로그램 등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다.

강진을 본격적으로 음악도시(혹은 문화도시)를 만들기위한 일환으로, 과연 유럽 선진 음악도시는 어떤 정책과 지향점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는지, 정책의 수혜를 입는 사람들에겐 어떤 혜택이 있는지, 현장에서의 목소리는 어떤지 등을 확인하고 분석하기 위한 목적이었기도 하였지만 긍극적으로는 우리에게 어떤 정책과 프로그램이 현장에서 구현돼야하는지에 대한 답을 얻고자 하는 출장이었다.
 
스웨덴의 경우는(EXMS, 스웨덴음악수출기구), 음악콘텐츠(문화콘텐츠)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 결코 조직의 크기나 예산의 많음이 전부가 아니라는걸 깨닫게 해주었다. 스웨덴음악수출기구(EXMS)의 정규 인원은 고작 3명이며 비정규인원은 3~4명 정도. 이 인원으로 스웨덴어로 표현하는 모든 음악의 수출을 담당한다.

또한 정부의 공식적인 예산지원없이 스웨덴음악협회, 예술인협회, 저작권관리 등의 지원 등으로 순순한 민간자본으로 운영되는 기구인데, 실상은 매우 공공적인 일을 하고 있는 기관이기도 하다. 놀라운 것은 바로 조직운영의 효율성인데 그에 따른 기관 운영의 독립성과 전문성은 당연히 부여된다.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없이 운영하되, 간섭과 통제를 받지 않음으로해서 효율적으로, 독립적으로, 전문성을 가지고 소수정예로서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시스템이나 예산정책 등과 비교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에 우리에게 꼭 요구되는 사항은 아닐지라도 시사하는 바는 적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아일랜드의 경우는,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이나 프로그램보다, 음악(음악콘텐츠)에 대한 아일랜드인의 사랑과 태도를 더 얘기하고 싶은데, 가령, 영화 '원스(Once)'의 배경으로 나왔던, 유럽 최대의 버스킹 스트리트인 더블린의 'Grafton ST.'(그래프턴 스트리트)를 가보면 세계 각국의 버스커들이 모여 버스킹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거기엔 단 하나의 룰이 존재한다. 어떤 노래를 부르던, 어떤 스타일로 공연을 하던지 뮤지션의 자유에 맡기지만, 연주는 라이브로 반드시 해야한다는 것이다. 버스커 스스로 자율적으로 지켜지는 룰이다. 그 외에 모든 것은 더블린시의 간섭이나 통제없이 자율적으로 운영된다.

또한 아일랜드 곳곳에 음악카페(혹은 음악클럽)가 다른 유럽의 도시와는 달리 성업중인 것은 아일랜드 사람들의 핏속에 흐르는 그들의 음악과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이 뜨거운 것도 있겠지만, 음악이 그들의 삶속에 자연스레 스며있고 그들의 음악 또한 아일랜드인의 삶을 대변하였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또한 아일랜드는 특히 도시의 사운드스케이프(Soundscape, 音風景, 소리풍경)가 비교적 잘 구현된 곳이라고 생각되는데, 쉽게 얘기하자면 아일랜드 더블린은 음악이 도시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느낌이었고, 도시의 어떤 특정한 지역, 혹은 일정기간 동안 음악축제나 행사를 하는 개념이 아닌, 도시자체가 하나의 음악축제인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다. 출장 내내, 그리고 출장 이후에, 우리 강진의 사운드스케이프(음풍경)는 어떻게 진행돼야하고 어떤 모습을 가져야 할까 라는 물음이 머릿속을 맴돈다.
 
이번 출장을 다녀와서 더욱 선명해진 사실이 하나있다. 결론적으로, 유럽이나 미주의 선진 음악도시에 비해 우리 지역의 음악적 토대(역사적 토대)는 빈약하기 이를데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인바, 그 물리적, 시간적 간극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음악(음악콘텐츠)과 더불어 우리의 장점과 특수성을 더해야 지속가능하고 성공적인 사례를 창출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다. 그것은 음악과 힐링(힐링산업), 그리고 관광이 합해져야 강진이 성공할 수 있는 토대가 완결된다는 점이다.

이것 또한 하나의 블루오션을 강진이 만드는 것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나는 이것에 선택과 집중을 강진이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강진 음악도시의 미래는 '뮤직힐링관광도시' 이것이야말로 음악을 통한 생활과 경제의 패러다임을 창출하고 우리 지역을 더욱 살기좋은 곳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토대'라고 생각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쉽지 않기 때문에 더욱 가치와 의미가 높고 시너지가 더 높은 일이기도 하다. 우리는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은 두려워한다. 그러나 확실한 길은 안전하지만 그곳에는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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