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한기 없는 농업을 만들어갑니다"
"농한기 없는 농업을 만들어갑니다"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6.11.11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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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인물상] 청자골한우리영농조합 김강민 대표

작년 8월 청자골한우리 영농조합법인을 방문한 여인홍(왼쪽 네 번째)당시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법인 관계자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들녘공동체의 '작은 몸짓'이 전국 대표 '기업농'으로 성장
5년 내 연매출 100억원 목표...전국서 벤치마킹 대상으로 '우뚝'


"대한민국 농업을 열정적으로 바꾸고 있는 곳임은 틀림없다"

작년 8월 군동면 청자골한우리영농조합법인을 찾은 여인홍 당시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의 말이다. 여 前차관(現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장)은 법인이 운영하고 있는 주요사업의 사례를 청취하는 자리에서도 "대한민국 농업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그러한 열정이 타 지역으로 파급될 수 있도록 앞장서 달라"는 말을 수차례 전했을 정도로 많은 관심과 기대를 내비쳤다. 농업에 대한 지식과 현장 경험이 많아 농업계에서 '현장통'으로 불리던 그의 안목(眼目)에 청자골한우리 영농조합은 농업의 혁신과 변화를 선도할 '모델'임은 확실해보였다.

김강민 대표
청자골한우리 영농조합(대표 김강민)이 결실을 맺기 시작한 때는 지난 2007년도부터다. 군동면 일대서 제각각 농사를 짓던 30~40대 청년 5명이 힘을 모아 농업의 변화를 이끌어보자고 뜻을 모았다. 한울타리 안에서 효율적으로 자원을 활용해 소득을 창출하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강진(청자골)의 농업을 널리 알려보자는 목표의식도 뚜렷했다. '한우리'라는 이름의 탄생이었고 '청자골' 농업의 변화의 시작이었다.

첫 번째로 시작한 사업이 조사료였다. 당시에는 정부의 '보리수매 폐지론'에 따른 수매량 감소 등으로 보리 값이 폭락하면서 총체보리가 대안으로 떠오르던 때였다. 농가들의 시름이 이래저래 클 수밖에 없었다. 김 대표 등은 농가에 보리대신 총체보리를 심도록 장려했고 수확시기에는 작업일손까지 도왔다.

경종농가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당시 조사료 한 롤(500㎏)가격이 5만5천원 수준이었다. 보리 한 가마(40㎏)가격은 2만 8천원쯤 되던 때였다. 경영비를 뺀 실수익이 비슷하다보니 농가들이 반기는 것은 당연했다. 더구나 총체보리 사업은 경종농가는 물론 축산농가에 실질적인 소득을 높여주고 자급 조사료율도 향상시키는 효과까지 거뒀다.

한우리 영농조합법인의 사업은 곧바로 다각화로 이어졌다. 벼를 수확한 논에 조사료와 보리를 심고 양파와 배추까지 심어 키웠다. 일 년 내내 농한기 없는 농업이 계속됐다.

김강민 대표는 "공동경영으로 남은 인력을 타 작목을 재배토록 하고 다른 사업에 활용해 소득 다각화를 이뤄갔다"며 "이는 생산비 절감과 함께 작부체계를 개선함은 물론 유휴인력을 활용한 신 소득,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청자골한우리 법인은 수익금을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농업희망의 기틀을 다져갔다. 7년 동안 수익의 50%를 재투자하여 육묘장과 정미소, 농기계 보관창고를 연차적으로 구축했다. 농산물 가공공장을 만들어 절임배추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수익금 중 일부를 모아 고춧가루 가공공장을 증축했다. 나아가 즙 가공 사업도 활발히 진행했고 작년에는 13억 원을 투자해 강진착한한우명품관 운영에까지 손길을 뻗쳤다. 들녘공동체로의 단순한 생산 활동이 다각적 경영형태로 진화했고 나아가 경제효과의 범위마저 확대해 나간 것이다.

김 대표는 "법인이 추진하는 사업의 다각화는 단순히 법인의 성장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며 "강진의 농업뿐만 아니라 축산까지 다수가 살 수 있는 길을 만들고 닦아나가는 일 또한 우리 법인이 지향하는 목표 중 하나다"고 강조했다.

청자골한우리 영농조합의 임원들은 똑같은 지분을 가지고 경영에 참여한다. 결산배당도 똑같이 나눠 갖는다. 이렇다보니 법인에 발을 내딛은 사람들 모두는 회사 일을 함에 있어 최선을 다한다. 김 대표가 줄곧 강조해온 사사필진(社事必盡)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현재는 조합원과 경종농가가  법인의 사업운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작년에는 17억원의 연 매출을 올리는 등 기업농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앞으로 5년 내에 연매출 100억 원을 달성하는 것이 한우리 영농조합법인의 두 번째 목표다.

지난 9월 법인을 찾은 오경태(왼쪽 첫 번째)농림부 차관보의 모습.

요즘 법인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지난 7월과 9월 두 달에만 20개 팀이 조직화와 경영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찾아들었다. 전국 영농조합법인회원은 물론 지자체의 시·군의원이나 농협 등 기관 임직원까지 얼굴을 내비치고 있을 정도다. 지난 9월에는 오경태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까지 발길을 더했다.

김 대표는 "일본의 법인운영체계를 지역현실에 맞게 접목한데다 특수법인을 제외하고는 일반농업을 추구하는 영농법인이 일 년 단위로 사업을 다변화시켜 가는 곳은 전국에서도 드물 것"이라며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농림부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것도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영농법인이 좀 더 알차고 완벽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시기와 질투보다는 지역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아량이 필요하다"며 "강진군 전역에 제2의, 제3의 청자골한우리 영농조합과 같은 법인이 탄생하여 강진농업의 희망을 환하게 밝혀주길 바랄뿐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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