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가뭄과 가을 그리고 풍년
[기고] 가뭄과 가을 그리고 풍년
  • 강진신문
  • 승인 2016.10.22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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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연 ㅣ 성전면사무소 산업팀장

변함없이 시간은 흘러 또다시 가을이 되었다. 농촌의 들녘은 황금벌판을 지나서 벼 수확 작업이 진행됨에 따라 빈 들판이 점점 더 늘어 간다. 올 가을은 비도 자주 내려 가을이면 농촌의 풍경이 되었던 흔히 공룡 알이라 부르는 볏짚 곤포사일리지도 보이지 않는다.

가을 태풍도 두개나 지나가고 가을비는 하루가 멀다 하고 자주 내린 영향이다. 농업인들에게는 "가을비 우산속"이라는 낭만적인 노래도 싫다.
 
지난 7월 초·중순부터 9월 초순까지 비가 내리지 않아 가뭄에 모두가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특히 농사를 짓는 우리 농업인들은 너무나 속을 태웠다. 가뭄에 저수지들이 말라 농업용수가 부족하여 일부 지역에서는 농작물들이 타 죽는 사례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가을비가 자주 내려 축산 농가들이 볏짚 작업을 하지 못해 비상이 걸렸다. 이처럼 농업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아 우리들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을 때가 많다.
 
어린 시절 어른들에게 들었던 1959년 9월의 사라호 태풍, 1968년 한해(寒害) 그리고 성장기에 직접 보았던 1981년 9월에 발생한 태풍 "애그니스"와 1994년 한해, 가장 최근엔 2012년 여름에 발생한 태풍 "볼라벤"과 폭설로는 2005년 12월 말 폭설·2010년 1월 폭설과 올해 1월 등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이러한 자연재해들은 수많은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하여 농업인들을 더욱 힘들게 한다. 경주지역에서는 발생한 지진으로 경주시민들이 여전히 잠 못 들어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가뭄 속에서도 풍작이 예상되는 올해를 포함해 최근 3년간 특별한 기상이변 없이 평년작을 웃도는 생산량을 기록했으며 수입쌀 역시 쌀 수입을 개방한 이래 가장 많은 40만톤 이 들어왔다. 쌀 소비는 역대 최저치다.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0kg이하로 떨어졌다.
 
쌀 재고는 작년보다 약 42만톤이 많은 175만톤(6월말 기준)이다. 농사를 지어도 농산물 가격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이 오늘 우리 농업의 현실이다. 올해 나락 값은 사상 최악의 최저 가격에 직면에 처해 있어 수확의 기쁨을 누려야 할 농민들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하다.
 
사회경제적으로 힘든 농업현실 속에서도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 기후와 주기적으로 찾아드는 태풍, 한해(寒害), 폭설이 농업인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올 여름 가뭄을 겪으면서 보니, 많은 지역에서 농업용 대형 관정과 저수지 준설이 필요하고 용·배수로 정비가 미흡한 곳이 새삼스럽게 발견되었다.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에서 최소한 수리시설물 문제로 농업에 장애를 받는 것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한해(가뭄)와 태풍이 발생했을 때도 마음 편히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수리시설을 갖추고 철저히 정비해야 한다. 기초를 튼튼히 하지 않으면 다 부질 없다. 사상누각이다.
 
끝으로, 지난달 9월 25일 운명을 하셨지만 무슨 사연이 그리도 많아 아직도 영면하지 못한 고 백남기 님의 명복을 기원한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 농업인들이 매년 거리로 나서는 일이 없도록 마음 편히 농사에만 전염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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