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논단] 강진(强震)에 편안한 강진(康津)
[의정논단] 강진(强震)에 편안한 강진(康津)
  • 강진신문
  • 승인 2016.05.3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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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ㅣ 강진군의회 의장

내가 태어났고 지금도 살고 있는 전남 강진(편안할 康, 나루터 津)은 '편안한 나루터'라는 지명처럼 탐진강을 젖줄로 풍요로운 농토에 후덕한 인심으로 큰 사건 사고 없이 4만명의 인구가 오순도순 살아가는 평온한 농촌의 고을이다.
 
문화재청장을 역임했던 유홍준 교수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남도답사 1번지로 손꼽았을 만큼 조선시대 실학자 다산 정약용선생의 위업과 영랑 김윤식선생의 서정시혼, 그리고 고려청자, 전라병영성 등 문화유산과 역사의 자취가 각소에 산재한 고장이다.
 
최근 방송 3사를 비롯한 각종 중앙과 지역 언론매체에서 뜻밖에도 강진을 대서특필한 적이 있었다. 얼핏 텔레비전 자막에서 강진으로 많은 사상자가 나왔다는 것을 보고 요즘 세대 언어로 심쿵했었다. 자세히 보니 강한 지진을 의미하는 '강진(强震)'으로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것을 내고장인 '강진(康津)'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잘못 인식했던 것이다.
 
지진피해에 대한 언론보도가 나온 뒤 다수의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무릇 나 혼자만의 오해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오해는 노령인구 비율이 많은 시골마을에서는 심심치 않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중요한 것은 지진 발생 때마다 사용되는 '강진(强震)'이란 표현을 사람들은 썩 좋게만은 인식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내 고향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역민이 강하게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뉴스를 보는 많은 출향인과 외지인들도 우리고장 강진을 생각하며 부정적인 이미지로 받아드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군과 마찬가지로 지진의 강도를 나타내는 '진도(震度)'와 최근 개봉영화로 화제가 됐던 '곡성(哭聲)' 등 이와 상관이 없는 진도(珍島)군과 곡성(谷城)군에서도 얼핏 지자체에 심어줄 수 있는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라 한다.

이런 부정적 인식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 강진군의회 전 의원은 지난 20일 제236회 임시회 회기 중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부정적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강진(强震)'이란 표현을 '강한 지진'으로 순화하여 사용해 달라는 언론매체를 향한 강한 외침이었다.
 
내년은 1417년 조선시대부터 우리고장을 강진이라는 지명으로 사용한 지 꼭 600년이 된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우리 군은 2017년을 '강진 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많은 국내외 관광객의 강진방문을 희망하며 그 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량 놀토 수산시장과 가고싶은 섬 가우도, 음악도시 오감통, 감성여행 푸소체험, 그리고 세계모란 공원, 고려청자박물관 등 천혜의 자연경관과 역사, 문화를 방문객과 공감하고 보여주기 위해 군민과 공직자가 열심히 뛰고 있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혹여 강진군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진 않을지 심히 염려된다. 오히려 우리나라 지진 관측이래 규모 3.0이상의 지진이 한번도 발생한 적이 없을 정도로 안전한 지역이다. 모든 언론매체에서는 이제부터라도 평화롭게 살고 있는 우리의 고향 강진의 군민을 헤아려 "강진(强震)"이란 보도를 지양하고 "강한 지진" 또는 "지진"으로 표현해 주기를 간곡히 바라는 바이다.
 
또한 2017년이 '강진 방문의 해'인 만큼 우리 고장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감성을 몸소 체험하고 힘들고 지친 삶에 편안한 쉼을 느낄 수 있는 남도의 끝자락 강진군 방문을 적극 추천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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