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로] 정치인도 정치개혁(政治改革)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다산로] 정치인도 정치개혁(政治改革)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 강진신문
  • 승인 2016.05.2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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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만 ㅣ 전 의정동우회장

계절의 여왕 5월 꽃향기가 가득하지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 했던가! 그 무슨 소중한 것을 상실한 것처럼 마음 한 편이 허전하다. 선거에는 시대정신이 표출된 것이며 우리 정치는 현재 대다수 국민들의 따가운 질타의 대상이 되어있다.

이번 총선은 정치인의 승리가 아니라 위대한 국민의 승리이며 국민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담아내는 진정한 표현이다. 일당독주의 새누리당과 자만과 이전투구의 야당에 대한 실상에 국민들의 실망과 불신,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었다.
 
정치인과 국민 모두의 선거는 반목과 대립이 아닌 갈등 해소의 축제로 만들기 위해 힘을 보태야 했으나, 선거철마다 국민을 기만하는 허구성을 쏟아내는 그런 사이비 정치인은 도태시켜야 당연했다. 집권여당이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해 2001년 총선 이후 16년 만에 여소야대 국회가 출범하게 되었다.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의 응징이며 새누리당과 그 전신인 한나라당은 2007년 전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에서 한 번도 져 본 적이 없었다.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어려운 정치판에서 친노(친노무현)운동권 중심의 야당에 힘을 실어주면 국정 운영이 파탄나지 않겠느냐는 중도, 보수 성향 국민의 공포 균형 감각이 작용한 결과 때문이 아니었을까?

불패 신화에 젖은 집권세력의 독선에 마침내 국민의 반감이 선거로써 표출되었다. 기득권에 젖어 국정을 도외시하고 자신들의 안위만 염두에 둔 집권당에 국민이 철퇴를 내린 것이다. 이번 선거는 야권 단일하에 실패하면서 집권당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구도였다.

그러나 이번만은 집권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분노의 폭풍이 불면서 야당 분열 구도가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았다. 19대 총선에서 영남 67석 가운데 63석을 석권했던 새누리당에 울리는 경종이다. 대선은 미래 권력을 선택하고 총선은 정부여당의 국정운영을 중간 평가한다는 성격이 강하다고 했다. 내가 행사한 한 표에 선거 판세가 결정되고 그에 따라 앞으로 4년간 우리의 운명을 좌우할 20대 국회의 성격도 달라진다. 내 운명을 결정하고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시대정신에 맞는 선택을 한 결과다.
 
더불어 민주당은 의석수에서 제1야당의 체면을 지켰지만 사실상 패배를 받아들여야 한다. 유권자가 수도권에서 더불어 민주당의 손을 들어준 것도 결코 이 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집권 세력이 못마땅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정통 야당을 자임하는 더불어 민주당이 야당인 텃밭이자 심장부라 할 수 있는 호남에서 참패한 것은 친노 패권주의 정치에 대한 심판으로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정당 득표율이 국민의 당이 더불어 민주당을 앞질렀다는 것은 국민의 당의 전국 정당화 가능성을 말해주는 결과다. 사실 오랜 야·당 구도로 인해 여·야 간 적대적 공존관계가 굳어지면서 대화의 타협이라는 대의정치가 실종되다시피 했다.
 
국민의 당이 더불어 민주당을 제치고 호남의 맹주가 되었다는 것은 야권에는 혁명에 가까운 이변이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친노의 손을 들어준 호남이 12년간 친노를 전폭적으로 밀어주었지만 아무것도 보상받지 못하고 전세 내놓고 사글세 신세가 되어가는 판국이 되었다. 호남이 문재인에 대한 지지를 거두면 미련 없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고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위기의식의 발로일까? 말은 보름달 같지만 속은 그믐밤 같은 말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야당 지도자의 자세는 국민에게 민주화에 대한 희망과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내일에의 희망과 목표가 없는 사람이나 민족은 불행하다. 정치인의 공약보다 무산되게 쉬운 게 자신과의 약속이 아닐까. 자신의 행동만큼은 관대하고 너그러우며 합리화하고 정당화하면서 남의 조그마한 과실을 확대하며 과장하는 사람이 있다. "까마귀 싸우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 백정과 어울리다 보면 옷섶에 피 묻는다" 이 말은 모든 사람을 가려서 잘 사귀라는 말이다. 현실 정치에서 나도 옳지만 너도 옳다고 해야 지분도 늘고 우군도 생기지 않을까.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서는 김무성 대표의 뒷모습이 묘사된다. "떠나는 자 얻고 머무는 자 잃는다" 이 한마디를 문재인 대표도 음미해 보면 어떨까! 변화를 두려워하는 자는 창조 할 수 없으며 역사는 용기 있는 자에게 미래를 약속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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