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보험금 타려고...?
진짜 보험금 타려고...?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6.02.2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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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원직원들, '허위 입원'논란… 40여명 적발

전남도, "종합감사로 정황 드러나" 수사기관 의뢰방침

강진의료원이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직원이 허위입원 서류를 꾸며 보험금을 부당 수령하려했다는 정황이 전남도 감사를 통해 드러났기 때문인데, 전체직원의 1/3정도가 보험금을 부당 수령한 의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낙연 도지사는 지난 23일 "도민에게 실망감을 준 데 대해 깊이 사과한다"며 머리를 숙였고 박영걸 강진의료원장은 지도·감독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도는 26일 박 원장의 사직서를 수리하고 내달초 후임원장을 공모할 계획이다.
 
■전남도 종합감사... 의사·간호사·직원 40여명 '부당수령?
전남도는 지난달 강진의료원에 대한 종합감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허위로 입원서류를 작성한 직원 A모씨를 적발했다. 감사결과 A씨는 지난 2012년 6월 폐렴 등 진단을 받고 입원 수속을 한 뒤 병가를 내지 않은 상태에서 근무하는 등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차례에 걸쳐 50여 일간 허위로 입원한 사실이 드러났다.

A씨처럼 병가를 내지 않고 입원한 것으로 서류가 작성된 의사와 간호사, 직원 등 40여 명도 함께 적발됐다. 특히 이들 중 한명이 감사과정에서 "보험금을 타려고 입원서류를 꾸몄다"고 자백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태는 더욱 확산됐다.

강진의료원은 의사, 간호사, 직원들의 입원비를 50%까지 감면해 주고 있어 민간보험에 가입한 이들이 허위로 입원했다면 실손보험금과 정액보험금(일당)을 챙길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남도의 판단이다. 전남도는 보험수령 여부를 정확히 규명하기 위해 해당직원들의 명단을 금융감독원에 통보한 상태다.

■이낙연 도지사, "관계자들 엄중 문책" 지시
감사 결과를 보고받은 이낙연 도지사는 "의료원 관계자들을 엄중문책하고 재발을 방지토록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허위 입원 및 보험금 수령의혹 관련자 전원에 대한 사실상의 징계 조치성 발언이다. 
 
전남도는 입원 확인서를 발급받아 보험사 등으로부터 보험금을 부당하게 청구해 지급받은 사실이 밝혀진 직원에 대해서는 중징계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총무과장과 원무과장 등 중간관리자에 대해서도 관리책임을 물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후폭풍도 적잖이 일 것으로 보인다. 또 한 곳에서만 근무하는 인사의 한계성도 이번 사고의 한 원인으로 판단하고 타 지역 의료원과의 인사교류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직원들, "아파도 일 할 수밖에 없어..." 억울함 호소
이번 감사에 적발된 대다수 간호사와 직원들은 보험금 부당수령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의료원의 부족한 인력상황 때문에 아파도 일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주된 항변인데, 위법 사실여부에 있어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강진의료원 한 관계자는 "대다수 직원이 실제로 아팠지만 일손이 부족해 병가를 내지 않고 입원한 상태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면서 "몇몇 직원들의 자백만을 토대로 대상자 전체를 '나이롱환자'나 '보험사기'형태로 몰고 있는 것에 대해 억울함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전남도, 교육과정 계획... '재발방지책 적극 추진'
전남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허위입원 방지를 위해 의료원 직원이 소속 의료원에 입원할 경우 원무과에서 복무관리부서인 총무과로 통보하는 절차를 밟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복무관리 시스템을 강화해 부정과 편법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발방지 시스템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관내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행정시스템 강화조치만이 능사는 아니다"면서 "도덕성과 윤리의식 개선이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 관계자는 "의료원 직원의 윤리의식 함양과 역량 강화를 위해 전라남도공무원교육원의 각종 교육과정에 참여토록 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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