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의 온정'... 명절에 더욱 빛나요
'강진의 온정'... 명절에 더욱 빛나요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6.02.05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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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자 200명, 독거노인 70명에 '특별한 하루'선물
군, "어르신이 행복한 강진 만든다"

"외롭지 않게 해줘서 고마워요..."

지난 3일 작천면의 한 주택. 7살짜리 아이들의 손을 살포시 잡고 있던 85세 할머니의 목소리는 떨림이 가득했다. 그러면서도 '고맙다'라는 말은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갈라진 손끝은 잠시도 아이들 곁을 벗어나지 않았고 주름진 눈가는 어느새 눈물이 번졌다.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나타난 어린손님들의 '깜짝 방문'에 3평 남짓한 안방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10여년 만에 찾아든 사람의 온기(溫氣)다. 올 사람도 없고 갈 사람도 없는 그저 그런 명절을 지내왔던 것과는 분명 다른 공기다. 남편과 사별하고 자녀 한 명 없이 외로운 삶을 보내던 주모(85)할머니에게는 그만큼 특별하고도 따뜻한 순간이었다.

강진원 군수는 설을 앞둔 지난 3일 관내 독거노인을 직접 찾아 세배를 올리며 안부를 살폈다. 강 군수는 "어르신이 행복한 강진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이날 자리에는 은파어린이집 원생 4명도 함께 했다.

주 할머니는 어린손님들의 이런저런 재롱에 웃음과 박수로 화답했다. 처음 받는 세배인사에는 꼬깃꼬깃한 쌈짓돈을 꺼내며 살뜰히 챙겨주는 모습도 잊지 않았다. 둘러앉아 함께 먹는 밥상에서는 어린손님들의 반찬을 챙겨주는 재미에 흠뻑 젖기도 했다.    

주 할머니는 "조막만한 손으로 어깨도 주물러주고 함께 밥도 먹어주니 이 얼마나 행복하고도 소중한 순간이냐"면서 "특별한 명절을 선물해 준 많은 이들의 정성과 관심에 정말 행복했다. 그리고 대단히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강진군은 설 명절을 앞두고 관내 홀로 사는 어르신들께 훈훈하고 정이 넘치는 사랑을 전달했다.

지난 3일 234명의 봉사자들이 2~4명씩 한 팀을 이뤄 홀로 사는 노인 70명을 찾아가 함께 보내며 온기를 전했다. 이번 봉사에는 민간단체 36명, 공무원 140명 외에도 군 소재 10개 어린이집 어린이 48명이 독거노인 가정을 찾았다. 

봉사자들은 팀별로 인연을 맺은 어르신 댁을 찾아가 최근 한파로 더 외로움을 느끼는 분들에게 세배를 드리고 난방시설을 점검했다. 또 집안청소와 가사정리 등을 도와드리고 정성어린 떡국을 준비해 함께 식사를 했다.

특히 어린이집 아이들은 어르신들의 손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할머니, 할아버지께 재잘재잘 말을 걸며 노래를 불러드리고 여린 손으로 안마봉사도 적극 나섰다.

강진원 군수는 "군 노인인구가 30%를 넘어선 현실에서 노인 10명 중 4명이 홀로 지내는 노인으로 설을 맞아 조금이나마 외로움을 덜어 드리고자 봉사를 계획했다"면서 "100세 시대 어르신이 행복한 지역을 만들기 위해 노인관련 예산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 군수는 다음날인 4일에는 관내 최고령 남자 어르신인 오행석(99)할아버지 댁을 방문했다. 오 할아버지의 배우자 역시 96세로 관내에서는 부부가 장수하고 있는 대표적 가정이다.

강 군수는 "두 분의 다정한 모습을 뵈니 작년에 세상을 떠난 어머님이 더 보고 싶고 홀로 계신 96세인 아버님 건강이 염려돼 매일 안부 전화를 드리고 있다"며 "두 분은 꼭 함께 무병장수 하시길 바란다"고 두 손을 꼭 잡았다.

한편 군은 지난 2015년부터 설·추석 명절과 가정의 달, 경로의 달, 혹서기, 혹한기 등에 독거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덜어드리고 가정의 정을 전해주기위해 독거노인과 하루체험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민간단체와 연계해 봉사활동 영역을 넓혀 나가는 등 홀로 사는 어르신이 행복한 지역을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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