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보물로 느끼는 강진청자 천년의 역사
국보·보물로 느끼는 강진청자 천년의 역사
  • 김영미 기자
  • 승인 2015.08.18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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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구형주자·청자 상감연지원앙문 정병 등 고려청자재현품 전시

인류사가 시작 되면서 어느 민족이건 훌륭한 문화를 창조하여 이 땅에 남겼다. 지역에도 고려시대의 도공들이 혼을 다해 장인정신으로 빚었던 천년여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국보·보물급 청자중 80%가 강진에서 만들어졌다.

제43회 강진청자축제를 기념하여 고려시대 그 아름다움과 가치를 인정받은 대한민국 명품 국보급 명품 재현품 전시회가 처음으로 기획됐다. 기획된 국보·보물급 전시품은 청자박물관의 도예후예가들이 재현해 낸 작품들로 청자촌 남문 입구에 전시되고 있다.
 
청자구형주자(靑磁龜形注子)는 국보 452호로 동물의 모양을 본떠서 만든 상형청자로 12세기 전반부터 13세기 무렵까지 우수한 작품을 많이 만들어졌다. 이 주자(注子)는 거북이 연꽃 위에 편안히 앉아 있는 형태로 거북의 얼굴과 앞가슴은 고려시대 비의 귀부(龜趺)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용의 모습을 하고 있다.

작품은 연줄기 두 가닥을 꼬은 형태의 손잡이가 달려 있으며 거북의 등 가운데 작은 연잎을 얹고 가운데에 구멍을 뚫어 물을 넣게 하였다. 거북 등의 귀갑문(龜甲文) 안에는 임금 왕자를 음각했으며 연줄기 손잡이에 흑퇴점(黑堆點)을 찍어 장식했다.

연줄기 손잡이에 작은 고리가 달려 있는데, 원래 있던 연봉 꼭지와 서로 끈을 꿰어 매달도록 했던 것이고, 연꽃잎의 조각은 깊고 거북이는 중후하여 안정감이 있다.
 
국보 95호 청자투각칠보문향로(靑瓷透刻七寶文香爐)는 고려시대 12세기 후반 작품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향로를 앙증맞은 토끼가 받치고 있다. 다보탑을 보는 듯이 매우 화려한 작품은 입체적인 투각기법, 연꽃대좌를 만든 상형기법, 토끼눈을 장식한 철화기법 등 다양한 청자시문기법과 제작방식이 동원되었다.

칠보형태로 투각 장식된 뚜껑의 교차점에 작은 점을 두고 그 곳을 백토로 메워 넣는 형태로 상감기법이 활용돼 수작이다.
 
청자사자베개(靑磁獅子枕)는 보물 제789호로 12세기 전반 작품으로 한 쌍의 사자가 꼬리를 맞대고 머리로 베개 윗판을 받치고 있는 형상이다. 사자는 각각 암수를 표현한 것으로 보이며 눈은 검은색 안료로 점을 찍어 생생하게 표현했다.

베게 윗판은 연잎을 형상했으며, 사자는 입을 반개하고 으르렁거리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유약은 청아한 회청색으로 광택이 은은하다. 이와 같은 상형청자는 대구면 사당리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보 제61호인 청자어룡형주자(靑磁魚龍形注子)는 물고기 모양의 몸체에 연꽃 봉오리와 연잎이 달린 줄기를 모아 엮은 모양의 손잡이가 달려 있다. 입으로 물이 나오고 고리 부분의 뚜껑을 통하여 물을 넣는 구조이다.

온몸에 비늘이 정성스럽게 양각되어 있으며 튀어나온 배지느러미에는 음각선으로 연골을 그려 넣었다. 물고기의 눈에는 자토가 찍혀 있어 생동감을 준다. 이러한 물고기 모양은 옛날부터 화재 예방의 상징으로 건물의 용마루 끝에 장식하는 치미와 관계가 있다고 여겨진다. 이러한 상형청자의 우수한 파편은 대구면 사당리 요지 조사에서 많이 발견되었다.   
 
청자 상감연지원앙문 정병(靑磁 象嵌蓮池鴛鴦文 淨甁)작품은 국보 제66호 고려시대의 청자 정병이다. 원래 정병은 불교에서 모든 악을 씻어 버리는 의식에서 사용하던 용기의 하나로 중국을 거쳐 전해진 양식이었으나 고려에 와서 가장 세련된게 나타나게 되었다.

이 작품은 유물 중에서도 뛰어난 걸작으로 청아한 담록색 계통의 비취색 유약에 백토 상감만으로 버드나무와 갈대, 원앙새, 연꽃 1쌍을 배치해 놓고 있다. 물을 따르는 부리는 8각으로 기품 있게 만들어 병 목 위에 수직으로 세워 놓았다. 정병은 이른 시기의 상감청자로 매우 정제되고 세련된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매병이 완정하고 문양도 회화적으로 잘 나타나 있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청자상감매죽학문매병(靑瓷象嵌梅竹鶴文梅甁)작품은 보물 1168호다. 어깨선이 부드럽게 아랫부분으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선의 흐름은 전형적인 고려청자 매병의 형태이다.

동체의 양쪽 면에 대나무와 매화나무, 학을 배치하였는데 대나무는 부는 바람에 의해 한쪽으로 쏠려 있다. 가늘고 죽죽 뻗어 오른 대나무와 탐스럽게 맺힌 매화의 꽃망울이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대나무 사이에 있는 학들은 비상하거나 하강하는 모습을 하고 있으며 한가롭게 깃털을 다듬는 학의 자세 등은 표현 하나하나에 사실적인 자연스러움이 있다.  
 
청자상감당초문표형주자(靑磁象嵌牡丹唐草文瓢形注子)는 국보 116호다. 고려청자 가운데는 조롱박 모양의 주자가 많다. 이 유형은 무늬나 전체적인 곡선미에 있어서 고려적인 산뜻한 조형의 세계를 보여준다.

몸체 아랫부분은 모란 무늬를 소담하게 배경 부분을 상감으로 메워 무늬가 청자빛이 나게 하는 역상감했다. 몸체의 윗부분에는 운학문을 흑백으로 상감하였고, 잘룩한 허리에는 누비 주름을 잡았다. 자그마한 뚜껑 둘레에도 뇌문 띠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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