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난 100일, 변화하는 농업기술센터
[기고] 지난 100일, 변화하는 농업기술센터
  • 강진신문
  • 승인 2015.07.2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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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근 · 농업기술센터 소장>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지난날을 되돌아본다. 대개는 잘했다는 생각보다는 완벽하게 해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더 크게 남는다. 우리는 100이라는 숫자를 좋아한다. 왠지 가득차서 완전해진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100은 수험생의 간절한 소망인 만점의 척도이고, 건강한 아기의 탄생이며, 연인 간의 만남에서 결혼까지의 행복한 과정을 뜻하기도 한다. 우리의 일상생활에 100이라는 숫자는 완전함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과 밀접한 관계에 있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해온 무언가를 평가하고 뒤돌아보는 특별한 시간을 나타내기도 한다. 어떤 책무를 맡은 후 100일이 되면, 지난날을 상기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다짐하는 것도 같은 의미일 것이다.

농업기술센터의 변화를 요구하는 지역 언론과 여론의 따가운 질책이 있었다. 우리 직원들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이전보다 힘든 때를 보냈으리라 생각한다. 기존 관행과 타성을 버리고 사고와 행동을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다.

한 사람이 아닌 공동체적 협조와 신뢰가 절실히 요구되며, 편리함과 익숙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변화의 과정에서 각자의 불만이 쏟아지고 진통이 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직원이 군민의 뜻에 맞춰 지역 농업 발전에 기꺼이 함께 해 주고 노력하고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농촌지도직은 현장 위주의 농업 기술을 지도해야 한다는 업무적 특성을 지닌다. 지도 대상도 귀농인, 다문화가정, 농촌여성 등 다양해지고 있다. 업무 영역의 확대와 지역민의 다양한 요구로 인하여 점차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어야 하고 농업특성상 새로운 소득작목 개발이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는 등 농촌지도사업이 과도기적 상황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농부가 씨를 땅에 뿌릴 때, 콩을 뿌린 자는 콩을 수확하게 되고, 팥을 뿌린 자는 팥을 수확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모든 일이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면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좋은 결과를 얻으리라 확신한다.

지난 5월 12일 농업기술센터는 농업인학습단체회장단과 독농가 등 100여 명을 초대하여 '농촌지도사업 혁신방안토론회'를 개최했다. 새로운 각오로 고객 중심의 지도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서로 뜻을 모아 목표를 설정하고 함께 결의문도 채택하였다.

이에 따라 간부가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매주 2회, 새벽 6시부터 소장, 과장이 직접「새벽영농기술지원단」을 운영하여 최일선에서 영농상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해결하고 있다. 또한 군민이 원하는 현장중심의 지도사업을 추진하고자 수년간 중단하였던 '아침조조활동(마을앰프방송, 방문상담 등)'을 실시하고 있다.

더불어 매주 수요일마다 '마을담당제'를 운영하여 시의성 있는 영농 추진 등에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 군의회에서 선배와의 '야간정보교류방' 운영이 거론되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일시 퇴직 등으로 인해 경험 많은 선배로부터 지도기법과 농업기술 노하우를 전수받음으로써 선후배 간의 정을 돈독히 하고 신규 직원들의 전문능력을 향상시켰다. 첫 술에 배부르지는 않겠지만, 젊고 유능한 직원들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강진 농업의 희망과 비전을 심어 줌에 그 가치가 있다.

나는 직원들에게 '독불장군',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지 말고 상부기관은 물론 군민과 유대를 한층 강화함과 동시에 공격적이고 창의적인 지도사업을 주문하고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라남도 무논점파 연시회'와 중앙단위 '유기농클린벨트평가회' 유치, 절화수국의 수출 기념식, 도심 꽃 도우미 위촉·발대식 등 의미 있는 행사를 가진 바 있다.

화훼육묘시설, 딸기육묘연구과제 등의 국비를 확보하고 코끼리마늘, 흑토마토 등의 실증시험과 무논점파 기술보급 등으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다. 또한 젊은이들이 돌아오는 농촌지역을 만들고자, 올해부터 3년간 강진군이 주축이 되어 영암·장흥군이 협력하는 '농산업창업지원센터운영'과 '귀농귀촌종합 5개년 계획 수립' 등의 비전을 마련하기도 했다.

아직도 군민들의 요구를 충족하기에는 부족하고 지금까지의 성과들도 100을 달성하기에는 너무나 미흡하다. 변화에는 많은 어려움과 고통이 따르고 시간도 필요하다. '성실과 노력에 철저한 사람만큼 강한 사람은 없다. 마지막 승리자는 운 좋은 사람도, 능력 있는 사람도 아니다. 다만 묵묵히 성실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다.' 라는 한 철학자의 명언을 되새기며 오늘도 한 걸음씩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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