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자 있으면 나무 좀 가져가소”
“임자 있으면 나무 좀 가져가소”
  • 주희춘
  • 승인 2002.09.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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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천 기동마을주민들 태풍에 넘어진 대형 팽나무처리 고심
▲ 기동마을 한 주민이 누워있는 팽나무옆에 서있다.
“임자 있으면 나무 좀 가져가소”
지난달 4일 태풍 라마순의 바람을 맞고 그 자리에서 쓰러진 작천 평기리 기동마을 팽나무 처리에 주민들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둘레가 약 3m에 기둥의 높이만 15m가 넘는 대형 팽나무가 마을입구에 누워 벌써 한달째 버티고 있다.
나무가 쓰러졌을때 잔가지는 이웃마을 한 주민이 개의 죽을 쑤는데 사용한다며 베어갔으나 본채에 해당하는 대형기둥은 옮겨보지도 못하고 그대로 놔두고 있다. 무게도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동마을 주민들도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는데 크게 주저하고 있다.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는 집도 없지만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마을의 사장나무로 모시며 매년 제사를 올리던 나무를 도끼로 패서 사용하기가 선뜻 내키지 않는 모습이다.

한 주민은 “그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해서 뭔 탈을 당할라고...”하며 말꼬리를 흐렸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나무가 정말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 주길 바라고 있다. 이정도 크기면 대형 현판제작은 물론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목재가 나올 규모이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나무가 비록 바람에 넘어졌으나 내부가 썩은 것은 아니다”고 품질을 보증했다.

그렇다고 공짜는 아니다. 마을 이장 이춘상(50)씨는 “10만원정도면 팔겠느냐”는 물음에 “그래도 30만원은 받아야 마을기금으로 사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웃었다.(문의전화:423-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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