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령자, 장애인의 경계가 없는 사회를 만들자
[기고] 고령자, 장애인의 경계가 없는 사회를 만들자
  • 강진신문
  • 승인 2014.12.19 15: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춘단ㅣ강진군의회 의원

제7대 의정활동을 시작하며 국외 연수를 꼭 가야 할 것인지 고민이 많았다. 농군(農郡)인 강진군의 군민 입장에서 볼 때 FTA협정, 쌀값 폭락, 농번기 등의 여러 가지 사정들을 간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적 관광과는 달리 연수의 목적으로 방문할 때는 그 주요 관심사와 사물을 바라보는 초점, 만나는 사람이 다를 수밖에 없으므로 선진지 견학은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번 국외연수는 일본의 고령화에 관한 정책과 시설 등을 벤치마킹하여 강진군의 고령화 정책과 비교하며 연구하기로 하였다.
 
우리가 방문한 일본의 다테시도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기에 강진군과 비교할 수 있는 선진 벤치마킹 지역으로서 손색이 없다고 생각했다.
 
일본의 다테시가 완벽한 노인 복지정책의 롤 모델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특별히 나의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노멀라이제이션의 실천이었다.

노멀라이제이션이란 사회적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과 고령자들도 일반 사람들처럼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정비하고, 자기결정권을 가지고 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보는 것으로 다테시는 이를 정책에 그치지 않고 실천하고 있었다.
 
다케시의 노인 복지시설 중의 하나인 지케이카이 또한 노멀라이제이션 실천을 위한 많은 노력들을 볼 수 있었다.
 
지케이카이는 고령자의 처해진 상황이나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세분화 되어 있었다.

예를 들면 요양 필요의 정도와 기간별(중장기, 단기), 목적별(요양, 재활, 치매 치료 등)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시설을 이용하고 싶은 고령자의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각종 시설물 등은 고령자를 위해 다양성과 편리성이 강조되었다.
 
간단하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화장실 변기 앞의 안전 바가 그러했다. 기력이 저하된 고령자에게 의지가 되어줄 안전 바는 간단하지만 매우 유용한 시설이었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고령자를 휠체어체로 목욕통에 이동시켜 목욕을 마칠 수 있는 목욕 시스템 또한 탄성을 자아내게 하였다.
 
우리나라도 사회적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과 어린이 등을 배려하는 의식 수준이나 시설물 설치 등은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화장실은 휠체어를 타고 세면대에서 손을 씻으려면 높이가 맞지 않아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오히려 일반적이다.
 
또한 강진군의 공공 화장실 등에 설치된 유아용 시설물(베이비 베드 등)과 어린이 동반 가능 화장실 등을 보면 실제 사용하기가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한때 신생아 출생률 전국 1위를 달성했던 강진군 공공기관의 화장실이나 휴게실조차 수유실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강진군의 현실을 보면 부족한 예산을 국가적 복지사업에 분담하는 것만으로도 힘겨운 상태이다. 그러다보니 어쩌면 현실적 대안을 몰라서라기보다는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에 대한 한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므로 다테시의 실천적인 노멀라이제이션을 강진군이 지향해야 할 복지방향의 지표로 삼는 것도 어떨까 싶었다.
 
이번 연수를 통해 생각하고 느낀 점이 있다면 나부터 그리고 우리 지역부터 장애인과 고령자, 어린이들을 위해 조그마한 부분부터 바꿔나가면 어떨까 싶었다.
 
특히 장애인을 위한 배려는 우리 모두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초석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장애인을 위한 일상적인 배려부터 실천해야 한다.
 
대중교통을 일반인처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아트홀에서 공연하는 프로그램을 쉽게 관람할 수 있도록, 관공서의 업무를 쉽게 볼 수 있도록, 관내의 식당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그 밖에도 세심한 배려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우리 모두는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적 삶의 주체이자, 언젠가는 모두 복지 수혜자의 대상이기 때문에 이런 배려는 결국 우리를 위한 것이다.
 
먼저 우리의 의식수준을 끌어 올리고, 우리 사회의 세세한 부분까지 배려하여 우리 강진도 일반인과 고령자, 장애인의 경계를 만들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