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산물 원산지 표시' 간섭이 아닌 홍보로 활용해야
[기고] '수산물 원산지 표시' 간섭이 아닌 홍보로 활용해야
  • 강진신문
  • 승인 2014.08.2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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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열 강진군청 해양산림과>

필자는 20대 후반에 관광지에서 아이스크림 장사를 한 적이 있다. 시기가 8월 중 가장 더웠던 때고 냉방이 안 되는 부스다 보니 하루 흘린 땀을 계산하면 1리터 병을 몇 번은 채우지 않았을까 한다.

더운 날씨에도 장사가 잘되면 힘든지도 모르고 일하지만 장사가 안 되는 날이면 몸과 마음이 동시에 피곤해지고 판매 향상을 위한 지인들의 조언도 귀찮게만 느껴졌다.

횟집 수조 안에 방치되어 있는 죽은 생선을 본 행인들은 가게 주인의 게으름과 안이함을 탓하지만 나는 예전 아이스크림 장사 경험 때문인지 일견 주인의 어려움이 이해가 간다. 가게 환경과 매출 개선 노력은 행인들의 말처럼 쉬운 건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건, 힘들고 어렵지만 자신의 단점을 개선하고 장점을 개발하려는 노력 없이는 가게의 매출은 오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9월, 추석을 맞이하여 강진군과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은 합동으로 수산물 원산지 표시 지도·단속을 실시한다. 추석을 대비하여 명절 제수용 및 선물용 수산물, 국내산과 수입산의 가격 차이가 커서 원산지 허위 표시가 우려되는 수산물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2012년부터는 횟집 및 수산물 취급 음식점에도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하여 소비자 보호와 건전한 수산물 질서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수산물 원산지 표시를 불경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래시장 상인이나 소형음식점 업주는 부담으로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수산물 원산지 표시는 비싼 대형 점포 안에서 가격을 낮춰 수산물을 판매하는 것보다 그분들에게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우리가 가장 선호하는 횟집은 어떤 곳일까? 다수의 소비자가 가격이 저렴한 곳을 선호할 것이다. 그러나 생선회는 찌거나 굽지 않은 음식이기에 믿을 수 있고 안전한 유통과정이 필수 전제일 것이다. 먹거리에 관한 소비자고발 등 TV 프로그램을 통해서 재료의 진위가 의심되고 있는 현실에서 믿을 수 있는 수산물 원산지 표시는 가격보다 더욱 중요한 선택 요소일 수밖에 없다.

수산물 판매점이나 음식점에서 매일 바뀌는 상품의 원산지를 표시하는 일은 어렵고 귀찮은 일이다. 그러나 의무로써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수산물 원산지 표시를 선택한다면 작은 정성으로 가게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좋은 홍보 수단일 것이다. 거액을 투자해 가게 인테리어를 바꾸거나 유명 일식 요리사를 고용하는 것보다 저렴하면서도 훨씬 효과적이지 않은가?

이제는 재래시장 상인, 영세 자영업자들도 수산물 원산지 표시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야할 때다. 그것이 소비자의 신뢰와 매출 증대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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