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형 마을만들기의 표본 '광주 시화마을'
도시형 마을만들기의 표본 '광주 시화마을'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3.06.07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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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위원회 중심 주민주도형 참여행정 '눈길'

최근 들어 전국 각지에서 주민공동체를 통한 마을관련 사업들이 이목을 끌고 있다. 이른바 '마을 만들기'사업이다. 주민이 살고 있는 마을을 주민 스스로 문화와 예술, 건축과 환경 등이 어우러지는 삶의 공간으로 새롭게 디자인하며 마을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얘기이다.

이러한 사업은 지방자치단체들이 기존에 벌여왔던 마을 만들기 사업과는 그 성격부터가 다르다. 농·어촌체험마을 등 시설투자 위주의 소득창출 사업이 아닌 말 그대로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주민이 주도하고 행정이 지원하는 방식의 사업이다.

즉, 이제는 행정이 마을 만들기 사업을 주도하여 추진하던 시대는 지났음을 보여주고 있는 변화이다.

전국적으로 지역공동체를 통한 다양한 마을만들기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요즘, 창의적이고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해 마을 만들기 사업을 내실 있게 추진하고 있는 지자체 몇 곳을 사례로 들어 마을 만들기의 개념과 필요성, 성과 등을 풀어본다.


6천500여 세대에 1만6천여명이 생활하고 있는 광주광역시 북구 시화문화마을은 주민주도형 참여행정의 대표적 사례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지난 2000년도 마을만들기 사업이후 현재까지 약 1만여 명이 넘는 방문객들이 마을을 견학했을 정도로 오늘날 주민참여형 사업으로 국내외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렇다고 시화마을이 부유한 지역은 아니다. 각화영구임대아파트 5개 동을 비롯해 기초생활수급자 집단 거주지역으로 분류돼 왔다.

특히 이곳은 백제시대고분유적 등 마을당산나무가 있는 도심 속 역사문화유산이 있는 지역이며, 호남고속도로 동광주 IC와 제2순화도로 등이 지나는 교통의 요충지이다. 그러다보니 마을을 가로지는 고가도로 주변은 각종 쓰레기가 방치되는 등 지역의 흉물로 자리 잡기도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했고 삶의 변화를 위한 지혜가 절실했다. 이는 시화문화마을 조성사업 필요성의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   
 
지난 2000년 소공원과 조각공원의 조성으로부터 시작된 시화문화마을 조성사업은 2002년부터 집 담장에 주민들의 애송시를 작품화해 시화판을 설치한 '시화가 있는 문화마을 만들기 Ⅰ'을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이후 시화 백일장의 수상작으로 학교 주변거리를 꾸몄고 주민들이 직접 문화문패를 제작하기도 했다.

지역 문인화가들도 직접 골목갤러리에 참여하는 등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에 힘을 보태며 지역 예술가와 주민간의 문화적 간격을 좁히는 데도 톡톡한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지금의 시화문화마을은 지난 2000~2007년까지 지역 특화브랜드 '시화가 있는 마을' 사업으로 문화동주민자치위원회와 주민 등이 주도했다는 데 큰 의미를 들 수 있으며 오늘날 시화문화마을이 있기까지 추진위원회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봐도 과언은 아닐 듯싶다. 
 
지난 2006년 5월 문화예술인, 무형문화재, 주민자치위원회 등 22명으로 구성된 시화문화마을추진위원회는 기존 시화작품을 기반으로 지역에 새롭게 건설되는 고가도로를 문화적 공간으로 가꾸고자 '문화예술마을 조성' 제안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태동했다.

이후 시화문화마을조성 사업의 추진 주체로 자리 잡았고 주민자치위원장을 비롯해 대학교수, 소설가, 한국화화가 등 각계 전문가와 든든한 버팀목들이 함께했다.
 
또한 주민자치위원회 활동으로 고속도로변의 완충녹지를 활용하여 주민들의 걷고 싶은 거리를 녹지축에 조성하는가하면, 중외공원내의 비엔날레 전문예술과 아마추어 참여문화가 함께하는 경제적인 문화를 통해 문화수도 위상에 걸 맞는 문화 소통길을 조성하는 등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주민자치위원회, 예술인, 지방대학교, 전문가 집단이 재 개발시 무등산 경관 훼손을 최소화하고, 제2순환도로에 건설되는 다리를 '문화대교'라 명명해 주변의 교통광장에 주민 구상안을 반영하여 관과 협조체계 구축으로 주민비전을 실현시킨 모범적인 선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시화 문화마을 조성사업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돼 평가되고 있다. 첫 번째는 주민 스스로 마을 비전을 설정하고 구상한 사업이었고 다음으로는 문화와 자치가 만나는 전국적 명소화 전략을 꾀했다는 것이다.
 
마을주민자치위원회는 2000년부터 해 온 '詩畵(시화)가 있는 마을' 성과를 토대로 주민이 스스로 마을의 비전을 설정하고 '시화문화마을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주민발의 구상안을 시발로 했다.

이를 토대로 시화마을은 독창적인 마을 공동체 자치모델로 전국적 지명도를 획득하여 지방자치 관련 기관 및 단체의 벤치마킹 필수코스로 지역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 번째로는 광주 문화중심도시의 문화적 관문으로서의 잠재력이다.

시화마을은 호남고속도로 동광주 나들목 정면에서 마주보이는 무등산을 배후에 두고 있어 '시화'를 매개로 핀 생활문화의 꽃을 생생하게 감응할 수 있는 문화적 관문으로서 장소마케팅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광주 명소와 전남지역을 연계하는 문화관광 상품 개발이다. 아시아 문화의 전당과 중외문화예술벨트, 국립5.18묘지와 광주호 주변 시가문화권, 광주 5미 무등산보리밥과 오리탕거리의 삼각 띠를 잇는 중심점이면서 담양·장성 인접지역으로 호남권 문화관광 상품 개발이 가능하단 분석이다.

이러한 사업을 바탕으로 시화마을은 지난 2007년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마을분야 1위, 2008년도에는 전국 주민 자치박람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 인터뷰 - 이재길 시화문화마을연구소장
"시화마을은 주민과 기관, 행정의 조화가 이룬 결실"
 
시화문화마을사업에 있어 한 중심을 이루고 있는 시화문화마을연구소 이재길 소장을 만났다.
 
이 소장은 마을만들기의 의의에 대해 "주민 스스로가 마을의 주인으로 거듭나고, 주민간에 마을을 이어주어 주민들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지역공동체를 창조하기 위한 모든 활동이다"고 정의했다.
 
이어 이 소장은 "이를 위해서는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가치관의 변화, 그리고 자율화와 참여의 확대가 뼈대가 돼야한다"고 덧붙였다. 
 
오늘날 시화마을에 대해 이 소장은 "지난 2007년 마을만들기 사업을 추진하면서 한해 50여개 단체에서 3천여명이 방문하는 등 현재까지 300여개의 단체에서 1만명이 넘는 방문객들이 이 마을을 견학했다"며 "주민주도형 참여행정의 대표적 사례지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소장은 "시화문화마을사업은 문화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직접 사업을 제안하면 전문가와 행정기관이 이를 뒷받침해주는 방식으로 주민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어 왔다"며 "특히 주민들이 직접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기본계획에 참여하고 전문가의 자문, 행정의 지원이 제대로 조화를 이루며 많은 결실을 이뤄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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