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병원셔틀버서 문제 해법 -효자군이 적극 나서야-
[사설] 병원셔틀버서 문제 해법 -효자군이 적극 나서야-
  • 강진신문 기자
  • 승인 2003.10.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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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셔틀버스 운행 중단조치는 병원들의 환자 유인을 막으면 보건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에서 시작돼 지금은 운수회사들이 반대해 운행재개가 어렵다는 건설교통적인 차원으로 바뀌었다.

 

이 문제가 당초부터 건설교통부가 운수회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면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보건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출발했던 병원셔틀버스 중단조치는 지금 엉뚱한 곳에서 갈등을 일이키고 있다.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고, 운송회사는 셔틀버스운행은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마음을 다잡고 있다. 병원은 병원 나름대로 어려움을 주장하며 셔틀버스를 운행토록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고 자치단체는 자치단체 나름대로 난감한 입장이다.

 

이 싸움에서 운송회사가 이익을 볼 것 같지만 꼭 그렇지 만도 않다. 병원셔틀버스가 멈춘다고 해서 노인들의 호주머니속에 들어있는 돈이 버스회사나 택시회사로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낙관론이다.

 

노인들은 장기적으로 병원에 가는 다른 수단을 찾을 것이다. 그렇게되면 그나마 무료 병원셔틀버스 타고 읍내에 나와 우동 한 그릇이라도 먹고 가던 노인들도 줄어들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 영향은 돌고돌아 다시 운송업체의 부담으로 되돌아 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렇듯 병원셔틀중단 조치는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조치였고 이에따라 진실도 없고 원칙도 찾을 수 없는, 승자도 패자도 없으며, 돈버는 사람도 이익보는 사람도 그리많지 않은, 그러면서 쓸데없는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

 

농촌노인들이 병원에 덜가서 보건재정적자가 줄어든다면 그보다 더 장려해야할 미덕이 없다. 그렇게 절약된 보건재정은 다른 복지정책으로 농촌노인들께 되돌아가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농촌노인들이 병원에 갈 수 밖에 없고, 병원차라도 얻어타야 하는 현실은 처절하고 비참하기까지 하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보건재정적자탓을 어디 돌릴때가 없어 농촌노인에게 뒤짚어 씌운단 말인가.

 

또 농촌노인들이 병원버스를 타지 않으면 농촌의 버스회사와 택시회사들이 기사회생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도와주어야 할 일도 없다. 그러나 농촌 운송회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게 어디 병원셔틀버스 때문인가. 그나마 병원셔틀버스라도 중지시키지 않으면 심각한 경영난 빠질 수밖에 없는 농촌 운송회사 문제야 말로 정부가 구조적인 지원방법을 찾아야 할 일이다.

 

운송회사가 돈벌이가 잘된 다면 노인들이 이용하는 병원버스를 중단하라고 요구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모두 농촌의 아픔이요, 조그만 빵조각이라도 챙기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 되어버린 지역경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자치단체가 얼마나 중재력을 발휘하느냐는 것이다. 이 문제는 논리적인 싸움도, 법적 대응도 합리적인 해결방안이 되지 못한다. 지역사회에서 운송회사가 얼마나 양보를 하느냐의 문제이고 노인들과 병원측도 운송회사의 처지를 얼마나 이해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군이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 군이 운송회사를 설득해야 하고, 병원측에도 일정부분 양보를 받아내 적정선에서 노인들의 불편을 해소할 방안을 도출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와 같이 보건소가 이 일의 중심에 있어서는 안된다. 운송회사를 관리하고 예산을 지원하는 교통행정 부서도 적극 나서야 한다.

 

다른지역의 경우 터미널과 병원 사이의 셔틀버스 운행은 모두 용인돼 있다. 강진의 경우 운송회사들의 입장이 완고해 그렇지 못하고있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 군의 중재력이 부족해서 그렇다는 말이 맞다. 효자군수, 효자군을 부르짖는 자치단체에서 노인들이 병원을 걸어다니게내버려 두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율배반의 전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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