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왜 이렇게 고달픈가요"
"세상이 왜 이렇게 고달픈가요"
  • 주희춘
  • 승인 2001.09.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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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량 김영휘씨 애타는 사연.
마량면 신마마을 김영휘(여·42)씨는 지난달 초 서울의 큰 병원에서 자궁을 제거하는 큰 수술을 받고 몇일이 지나 고속버스를 타고 강진 집으로 내려왔다.

남편 조상래(53)씨는 병원측에 "내려가다 죽어도 병원은 책임이 없다"는 서약을 해주었다. 대수술 후 대중교통을 이용해 천리길을 내려온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마량 신마들녘의 쓰러져 가는 집안에는 103살된 시어머니가 앞을 보지도 듣지도 못하고 누워있고, 군대를 가야할 아들은 식중독 후휴증으로 시력이 악화되어 수술을 받아야할 처지였다. 남편 조씨도 오랫동안 신병을 앓고 있는 처지였다. 같은 교회 신도의 도움으로 급전을 구해 수술을 받은 처지에서 하루하루 늘어나는 입원비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

김씨의 아픔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서울의 수술은 성공적이라는 결과가 나왔으나 광주 조선대학교 병원에서 다시 암세포가 대장쪽으로 퍼졌다는 진단결과가 나왔다. 전문의들은 수술을 급히 받아야할 상황이라는 진단결과를 들려주었다.

그러나 김씨는 수술을 받을 수 없었다. 수술비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자궁제거수술 후 건강관리를 하지 못해 다시 칼을 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다. 병원측은 몸이 회복될때까지 입원을 권했으나 김씨는 지금 마량의 집에 누워있다.

김씨집은 지붕에 스레트를 올렸지만 오두막이나 다름없다. 방은 단 두칸이고 한쪽방에는 김씨가, 다른 건너방에는 103살된 시어머니가 누워있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야하고 남편 조씨가 아내 김씨와 노모를 간호하고 있다.

김씨는 그동안 건어물 행상을 해왔다. 집에 재산이라고는 땅 한평이 없는 처지다. 김씨는 행상을 하면서 노시어머니를 극진해 모셨다. 하루벌어 하루먹는 처지였지만 노모의 상에 생선을 끊지 않았다.

다행히 세자녀들도 가난을 탓하지 않고 착하게 자라주었다. 아들은 광주에서 신문배달을 하며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아이는 강진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취생활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막내딸은 지금도 103살된 할머니를 껴안고 잠을 잘 정도로 할머니를 극진히 대하고 있다. 김씨는 그동안 효부상을 두차례나 받았다.

김씨 가족을 지켜본 주변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표정다. 김씨와 같은 교회에 다니는 박내심(여·67·마량면 숙마리)씨는 "젊은 사람(김씨)이 항상 웃는 얼굴이었고 그렇게 착할 수가 없었다"며 "저렇게 착하고 선하게 살아온 가족에게 어떻게 저토록 큰 불행이 한꺼번에 올 수 있느냐"고 한숨지었다. 김씨는 지금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항상 미소를 지어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주민 박내심씨가 김씨의 손을 꼭 부여잡고 있다.



김씨집에는 최근 마량의 각 교회가 성금을 모아보내오고 주변사람들이 십시일반 성의를 표시하고 있지만 김씨의 수술비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김씨가 지난달 난소암 진단을 받은 후 최근까지 벌써 1천여만원의 빚이 생겼다.

김씨는 혹시 병원에 입원하게되면 가장 걱정되는게 무엇이냐는 물음에 "어머니가 가장 걱정된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께 죄송할 뿐"이라고 눈시울을 적시었다.

박내심씨는 "김씨 가족들이 건강을 회복해 다시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며 "작은 힘을 모아주시면 김씨는 반드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도움 주실분: <우체국(예금주:조상래)계좌번호:501122-02-027012><농협(예금주:강진신문사)계좌번호:627010-51-038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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