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마을 수몰 실향민들 '마지막 차례상'
봉황마을 수몰 실향민들 '마지막 차례상'
  • 김철
  • 승인 2001.09.2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번이 마지막 추석이요"

한가위 준비로 주민들의 손길이 바쁜 가운데 정든 고향에서 마지막 추석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도암면 석문리 봉황마을주민 47명은 올해 연말까지 석문지구 농업용수개발사업으로 정든 고향을 뒤로하고 다른곳으로 이주를 하거나 자식들에게 가야하는 실정이다.

20㏊의 논이 물속에 잠기고 18가구의 대부분의 집들은 6m도로에 편입된다. 적게는 30년이상을 살아온 이곳 주민들은 18가구가 옹기종기 사이좋게 모여살던 이 마을에 이웃집일을 내일처럼 생각하고 도와가며 사는 농촌의 한마을이였다.

이주를 결심하기도 쉽지않은 실정이다. 마을주민의 대부분인 42명이 60세이상 고령자이고 마을위 23㏊논이 남아있어 이곳을 경작하는 주민들은 논을 놔두고 이주하기도 쉽지않다.

도암면 장촌리에 집을 구입했다는 이종연(73)씨는"마을위에 4천평의 논이 있는데 새로 구입한 집에서 거리가 5㎞나 돼 경운기로 올려면 30분정도 걸린다"며"농사짓지 힘들면 논옆에 천막이라도 치고 살아야 할 형편이다"고 걱정했다.

이주계획을 잡지못하고 있는 김종호(71)씨는 "이곳에서 태어나 농사를 지으며 이제까지 살아왔다"며"부모님 선산이 여기에 있는데 놔두고 떠나려니 마음이 찹찹하다"고 밝혔다./김철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