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드리 보호수들이 죽어간다
아름드리 보호수들이 죽어간다
  • 주희춘 기자
  • 승인 2003.10.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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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건설공사. 관리소홀로 병해충 감염

주민들의 휴식처로 활용되거나 관상용으로 효용가치가 높은 수령이 오래된 나무들이 무분별한 건설공사로 고사하거나 관리 소홀로 병해충에 감염되 죽어가는 경우가 많아 대책이 시급하다.  

 

지난 2001년 군청~향교간 도로를 확포장하면서 뿌리와 가지가 상당부분 잘려나간 경찰서앞 느티나무는 현재 고사(枯死)가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

됐다.

 

군은 최근 전문연구기관에 진단을 의뢰한 결과 나무껍질이 벗겨지고 있고 잎의 크기도 작고 얇은데다  땅에서 양분과 수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나무자체가 고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군은 지난해 10월 이 나무의 성장상태가 심상치 않자 450여만원을 들여 외과수술까지 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경찰서앞 느티나무의 수령은 120여년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따라 당시 군청~향교간 도로공사를 감독했던 담당자들과 이같은 나무피해를 예측하고 적극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았던 산림 담당자들에 대한 책임공방이 적지 않게 제기될 전망이다.

 

이보다 앞서 시행된 군청~건우아파트 간 도로공사 과정에서도 서문정 팽나무의 뿌리가 상당부분 잘려져 나갔다. 특히 서문정 팽나무는 지난 1월 나무아래에 쉼터공사를 진행하면서 큰 뿌리가 대량으로 제거돼 군청내에서 공사부서와 나무관리 부서간 협의나 대책이 전무하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서문정 팽나무 아래는 대형 상수도관도 통과하고 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태풍 라마순의 영향으로 수령이 300여년된 작천 기동마을 초대형 팽나무가 두동강이 나 쓰러진채 지금도 현장에 방치되고 있다.

 

군 보호수인 이 나무는 15년전 나무에서 불과 3m 떨어진 곳에 농업용수 통로가 시설되고 10여년전 마을 진입로가 콘크리트로 포장되면서 나무주변이 완전히 콘크리트로 둘러 쌓여 나무 밑둥에서 점점 썩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7일 병해충 감염으로 대형 소나무 한그루가 쓰러진 강진읍 서성리 낙하정 일대도 실태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곳에는 100~250여년생 소나무 10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나무 전문가들은 “나무피해는 10~20년까지 오랜세월을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피해가 사람의 눈에 띌 정도가 되면 나무를 치료하기도 불가능하고 책임소재를 파악하기도 어려워 진다”며 “서문 팽나무의 경우 사방이 콘트리트와 시멘트로 포장돼 수분이 들어갈 곳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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