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강진배
젊은 강진배
  • 김철 기자
  • 승인 2003.09.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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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한여름 찌는듯한 무더위와 비가 내리는 기상이변속에도 한해도 빠트리지 않고 민속의 명절인 추석은 찾아온다. 조상들에 감사하고 풍년을 염원하는 한가위 차례상의 한쪽을 차지하고 터줏대감노릇을 하는 샛노란 배.

 

넓다른 평야가 위치한 나주지역이 배를 대표하는 곳으로 알려져있지만 10여년의 역사를 가진 지역의 배들도 기술력과 노력으로 전국 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성장했다.

 

배는 예전부터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아이들이 감기로 기침증상이 지속될때 부엌에서 진한 단내가 진동을 한다. 배를 작게 잘라서 한 두 시간 정도를 불에 달여내면 진하게 우려나온 원액은 기침을 멎게 만들었다. 또한 배는 원액을 물과 희석시켜 숙취를 제거하는 꿀물의 역할도 대신했다.

 

배는 육류의 지방질을 분해하는 요소가 있어 고기에 양념을 할때 빠지지 않고 삼겹살이나 불고기를 먹고나면 후식으로도 단골메뉴이다.

관내에서는 현재 105농가 83㏊에 배를 재배중이다. 작천과 병영지역에 많은 농가와 재배면적을 가지고 있고 강진읍, 도암등 각읍, 면에 고르게 나눠져 있다.

 

농법에도 많은 변화가 생겨났다. 과수원에 병해충이 생겨나면 농약을 사용해 방역을 하고 자연채광에서 자라난 배를 재배하는 시절은 지나갔다. 농약의 사용을 최소화하기위해 생약을 이용한 농법을 적극 활용하고 나무간격을 넓히고 여러품종을 교차로 맞물리도록 설치하는등 기술력의 축척으로 지역에서 고품질의 배를 생산하는 체제를 갖춘 것이다.

 

병영면 상고리에 위치한 김인호(49·강진배영농조합법인 대표)씨의 2천여평의 남촌한방배농원에는 배를 수확하는 손길로 분주하다. 다른 농장에서 한참 출하가 시작되는 원앙품종은 벌써 출하를 끝냈고 크기가 크고 수분함량이 많은 신고품종이 한참 출하중이다.

 

김씨의 배가 다른 농장에 비해 출하가 빠른 이유는 한약재를 사용하는 기술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시기를 조절해 출하시기를 보름정도를 앞뒤로 맞출 수 있는 기술력을 터득해 일반농가보다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김씨가 한방농법을 시작한 것은 3년전으로 광주에 살고있는 친구를 통해 한달에 한번정도 증탕을 마친 한약찌꺼기를 구해온다. 구해온 한약재는 1년간 발효기간을 거쳐 다음해에 가축들의 분(糞)과 합해져 퇴비로 사용된다.

 

땅의 지력을 높이는 다양한 영양제와 김씨의 세심한 손길을 거친 배들은 일반농장에서 출하되는 배보다 크기가 30%정도 크고 당도도 높다. 김씨의 배는 모두 서울로 올라가 전국의 유명배들과 당당하게 겨뤄 지난 11일에는 7.5㎏ 한박스에 5만6천원을 받아 일반배보다 세배에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또한 지역에는 농약대신 목초액과 토착미생물로 배를 재배하는 자연농업배연구회(회장 김주하)회원들이 있다. 현재 12농가가 활동중인 회원들은 10년째 일반농가에서 사용하는 농약을 대신해 천연약제를 사용하는 자연농법을 선택했다.

 

저농약 품질인증을 받고 있는 회원들은 기존의 대체약물보다는 항상 새로운것에 대한 도전을 아끼지 않는다. 올해는 병해충에 으름이 효과가 높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전북부안까지 올라가 구입해 녹즙을 만들어 농장에 살포했다.

 

또한 수확량을 늘리는 단편적인 노력보다는 배나무의 가지치기등 새로 방식을 도입한다. 지난해 전정분야에서 신지식인으로 선정된 강태조씨의 협조를 얻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매년 추석이 다가오면 강진의 주요관문에는 자연농업배연구회원들이 모습을 찾아 볼수 있다. 지역의 대표가 되고있는 단맛의 강진배를 홍보하기 위해 고단함도 뒤로한 채 판촉행사를 나서고 있다.

 

전체적인 강진산 배의 특징은 어린나무에서 생산된다는 점이다. 배주산지로 알려진 지역은 보통 20여년을 넘긴 나무에서 배를 생산하지만 강진지역은 10년생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어린 나무가 양분흡수를 잘해 고목보다 높은 품질의 배가 생산된다는 것이 재배농가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밭이 많은 강진지역의 토질도 한몫을 한다. 영양분이 풍부한 토질에서 뿌리를 내리고 성장해가는 나무에 화학비료나 농약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한약재와 생약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맛과 당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올해도 높은 당도와 아삭거리는 맛으로 노랗게 익은 강진배가 출향인과 조상을 찾기위해 지나가는 성묘객들에게 모습을 나타낼 것이다.





인터뷰


도암면 지석리에 소재한 3천여평의 농자에서 10년째 배를 재배하면서 자연농업배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김주하(52)회장.

 

김회장은 “농약대신에 토착미생물을 사용하고 현미식초, 목초액과 녹즙을 사용해 배를 재배하고 있다”며 “일손은 많이 들지만 자녀들이 먹을수 있는 농산물을 재배한다는 생각으로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김회장은 “배농사를 시작하면서 한번도 제초제를 살포해본적이 없다”며 “고객들이 안심하고 믿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을 만드는 것이 회원들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회원들에 대해 김회장은 “매월 정기모임을 통해 회원들의 농장을 둘러보고 문제점을 파악했다”며 “서로 대화를 통해 개선방향을 논의하고 새로운 농법에 대해서도 토론했다”고 말했다.

 

자연농업배연구회는 지난 99년 충북 괴산 자연농업학교에서 자연농업교육을 수료한 농민들이 주축이 되어 구성해 현재 12농가 24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계획에 대해 김회장은 “회원들의 목표는 강진배를 높은 당도와 품질을 갖춘 동일한 상품을 생산하는것”이라며 “꾸준한 연구를 거듭해 강진배가 강진을 대표하는 농산물이 되도록 노력할것”이라고 밝혔다.

회원들이 출하한 배는 지난해 농촌지도소에서 운영하는 농산물직거래장를 통해 판매됐고 각 시장에서 최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상태이다.


강진자연농업 배연구회 회장 김주하 061)432-0812  011-9603-7812

강진배 영농조합법인 대표 김인호 061)433-9618 011-608-9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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