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업종 현장 노인들 노익장 과시
3D업종 현장 노인들 노익장 과시
  • 김영미 기자
  • 승인 2003.08.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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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사람들도 기피하는 힘든 3D업종 현장에서 60세를 넘긴 노인들이 노익장을 과시하면서 힘찬 사회생활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강진읍 남성리 원진주유소에는 빨간모자에 흰줄무늬가 들어간 빨간색유니폼을 입고 ‘어서오십시오 얼마나 넣어 드릴까요’라는 친근한 말과 함께 환한미소를 보내는 직원이 있다. 모자사이로 연륜을 나타내는 흰머리가 비취는 직원은 7년간 주유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정철지(68․강진읍 점수동)씨.

 

정씨는 다른직원들과 같이 이틀간의 낮근무를 하고 다음날 야근근무를 마친 후 하루를 쉬는 3교대근무를 하고 있다. 젊은 직원들도 힘들어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으로 버티기 힘들어하지만 정씨는 궂궂히 이겨내고 있다. 정씨가 주유원일을 시작한 것은 지난 93년 대창석유 판매원으로 취직하면서부터다.

 

11년간 마을이장일을 하고 농사를 지었던 정씨는 농사일과 병행해 주유원으로 근무했다. 97년 IMF사태가 터지면서 구조조정으로 정든 일자리를 떠나야했던 정씨는 건설회사 일용직생활을 하기도 했다. 이후 꼼꼼한 정씨의 근무태도를 인정한 주유소에서 지난 99년 재입사를 권유했고 정씨는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주유소에서 다시 시작했다.

 

정씨는 젊은 사람들이 반말을 말을 하거나 기름을 가득넣고 도망쳐버리는 손님이 있어 변상을 하는일등 힘든일이 많았지만 그냥 웃어넘긴다.

 

김씨는 “젊은 사람들도 직장을 구하지못해 노는 사람이 많은데 출근할 수 있는 회사가 있는것도 보람으로 느낀다”며 “건강만 허락하고 회사가 나를 필요로한다면 앞으로 계속 일을 하고싶다”고 밝혔다.

 

경찰에 근무하다 지난 63년 퇴직해 택배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민권기(73·강진읍 남성리)씨. 40여년째 택배화물일에 종사하고 있는 민씨는 강진읍 5일시장내 구백화물을 처음 시작으로 대신택배를 거쳐 현재는 천일택배를 운영하고 있다.

 

예전에는 3~4일걸려 화물이 배달되고 분실사고도 간혹 발생했지만 지금은 운송수단이 좋아져 하루정도의 대부분의 화물이 도착한다. 예전 화물사고중에도 민씨는 6년전 보관부주의로 쌀이 비를 맞아 부패되어 40kg 쌀 한가마를 변상했던 일을 큰사고라고 기억했다. 민씨는 오랜 택배일에 대한 경험으로 지금은 물건의 상태를 보기만해도 알 정도로 택배화물의 전문가가 되었다.

 

민씨는 처음 물건을 맡겼던 손님들이 단골 손님으로 변해 주위의 사람들에게까지 소개해 줄 때 보람을 느낀다. 지금도 민씨는 아침이면 언제라도 손님이 찾을지 몰라 7시면 문을 열고 늦은 저녁 9시까지 가게문을 닫지 않는다.

민씨는 “택배차량 운전사가 직접 물건을 싣고 내려주고 있어 큰힘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호아파트에서 2년째 주민의 안전을 위해 경비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박점수(66․ 강진읍 동성리)씨. 2교대로 하루 24시간씩을 근무를 하고 있는 박씨는 출퇴근해 받는 수입으로 생활비에 많은 보탬이 된다고 한다.

 

박씨는 40년동안 근무했던 공직생활을 정년퇴직하고 부인과 함께 3년정도 식당을 운영했지만 경영난으로 문을 닫아야했다. 건설현장에서 인부로 일을 했던 박씨는 무단으로 아파트에 들어가는 잡상인들을 제제하거나 아파트 입구에 불법주차한 차량들 때문에 고생을 하지만 일이 즐겁다.

 

근무가 불규칙하고 위험한 경비직업은 힘들다고 가족들이 그만두라는 말을 건내지만 박씨는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자신있게 밝히고 근무에 나서고 있다.

 

박씨는 “주민에게 봉사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일을 하니 일이 재미있고 보람이 느껴진다”며   “주민들이 이해해주고 사랑으로 감싸주면 더욱더 열심히 일할수있을것”이라고 말했다./김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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