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로에서]-청자문화제를 돌아보며
[다산로에서]-청자문화제를 돌아보며
  • 강진신문 기자
  • 승인 2003.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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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청자문화제가 8번째를 맞았다.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10대 문화관광축제로써 2002년에 이어 2년 연속 국가지정 최우수축제로 선정되었다. 진실로 축하해 마지않으며 우리 군민 모두가 긍지와 자부심으로 청자문화제를 자랑 삼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 많은 문화제 행사와 축제들이 있지만 청자문화제 만큼 역사와 민족의 얼이 함께 살아 숨쉬는 문화제는 없으리라 생각된다.

천년 전 푸른 자기에 예술혼으로 불태웠던 도공들의 한과 얼이 이곳 후미진 산골 강진에서 꽃피워졌다는 사실을 상기 할 때 우리 문화의 보고(寶庫)들이 아니 우리 민족의 맥박이 여기에서 요동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릴수가 없다.

지금 용운리 일대에 188기의 어마어마한 숫자의 가마터가 발견되었다. 정수사를 정점으로 비스듬히 흐르는 용문천을 따라 밀집해 있는 가마터 들은 청자가 처음 만들어 질때부터 전성기에 이르기 까지 청자 문화의 백미를 장식 하였던 곳이기도 하다.

 1914년 일제시대 요지조사 연구가 진행된 이래 1963년 사적 68호로 지정되어 본격적으로 발굴조사가 이루어져 1977년 사단법인 강진 고려청자 제현사업 추진 위원회가 구성되었다. 1996년 민선군수에 의해 처음 청자문화제를 개최하여 매년 강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강진의 예술혼을 국내외 알릴수 있는 뜻 깊은 행사를 갖게 되어 여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금년에도 많은 관광객이 이곳 강진청자 문화제 행사를 참관하고 돌아갔던 걸로 알고 있다. 여름철 우기에 행사를 치루다 보니 관광객은 물론 주최측까지 고역을 치룬다는 질타가 있어 작년부터 날짜를 다소 늦쳐잡아 행사를 치루게 되었다. 옛말에 여름철 손님은 호랑이보다 무섭다고 했다. 찜통 같은 무더위에 내몸도 가늠하기 힘든 터에 바다축제도 아닌 육지에서 축제에 참가한다는 것은 여간 고역이 아닐 수 없다.

 청자는 원래 가을 하늘을 상징하는 말이다. 그 빛깔을 비취색이라 하여 물총새의 맑고 푸른 깃털을 이름 하고 있다. 무릇 모든 문화제 행사나 축제는 돈벌이나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의미나 상징성에 뜻을 두어야 한다. 함평 나비축제가 봄이라고 하는 상징성과 나비라고 하는 의미가 일치하기 때문에 관광객들의 마음속에 각인 되어 성황을 이루었던 것처럼 우리의 청자문화제 역시 가을이라고 하는 상징성과 청자라고 하는 의미를 부여하게 되면 보다 차원 높은 문화제 행사가 되리라 믿는다.

맑고 푸른 가을 하늘 아래서 탐진강물 굽이치는 강진읍을 지나 마량항 바닷길 따라 달리다 보면 하늘과 바다와 청자를 만나게 된다. 강진의 유일한 항구 마량항은 싱싱한 해산물의 보고다. 비브리오 때문에 마음 놓고 먹을 수 없는 여름 행사보다는 파란가을 하늘 아래서 회 한 접시 앞에 놓고 마음껏 소주잔을 기울이며 청자얘기에 오소도손 꽃피울 수 있는 가을 행사가 아쉽기만하다.

사당리에서 용운리에 이르는 옛 가마터 가는 길에도 코스모스 해바라기 흐늘어지게 피어 있는 꽃길을 조성하여 역사 기행코스를 꾸며 놓으면 청자 문화제 행사가 한층 더 돋보이리라 생각해 본다.

누가 뭐라 해도 청자문화제는 가을이라야 한다. 바쁜 농번기를 지나 한가롭고 여유로운 가을, 철나무 시기가 돌아오면 가마에 불을 지필 땔감을 구하기 위하여 지게 목발 두드리며 산길 오르는 도공들의 모습도 상상해 보자.

온누리 문학회장 송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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