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산소찾아 울먹인 조총련 김문경씨
'아버지' 산소찾아 울먹인 조총련 김문경씨
  • 김철
  • 승인 2002.08.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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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년만 고향찾아 가슴속 한풀어
▲ 김문경옹이 조상의 묘를 찾아 무릎을 끓고 참배하고 있다
50여년만에 고향을 찾은 김문경(71·일본 동경 거주)옹은 강진읍 팔영마을에 위치한 아버지의 산소앞에서 큰절대신에 목놓아 아버지를 불렀다.

집안형편으로 공부를 위해 일본으로 건너간 김옹은 일본에서 가져온 술을 산소에 정성스럽게 올려놓고 57년간의 세월을 원망했다. 김옹이 살던 팔영마을 집은 현대식으로 모습이 바꿨지만 집안의 샘터와 나무들은 예전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추억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조카 김혜창(70)씨와 김승홍(62·전 군의회 의장)씨의 주선으로 김옹은 제8차 총련 동포고향방문단 69명과 함께 5박6일의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서울에 거주한 친척들과 인사를 마친 지난 27일 고향인 강진읍 팔영마을을 집을 나선지 57년이 지나서야 아들과 며느리와 함께 되돌아 왔다.

김옹은 중앙초등학교(35회)를 졸업하고 강진농고 중급부를 다니다 집안형편으로 학업이 힘들어지게 됐다. 공부에 대한 열망으로 배편을 이용해 일본으로 건너가게된 김옹은 숱한 고생속에서 공부를 마쳐 조총련계 조선신문 기자를 거쳐 편집국장을 지낸 지도층이 됐다.

이념을 달리한 상태에서도 고향방문을 결심하게 된 것은 부모님에 대한 죄송함이 가장 큰 이유였다. 모든 일정을 부모님의 산소를 다녀온 후에 잡겠다는 김옹의 말에서 이를 뒷받침할 수 있었다.

김옹의 한국방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72년 취재차 서울에 왔지만 철저한 통제속에서 개인시간은 허용되지 않았고 소식을 듣고 자식을 만나기위해 상경한 어머니의 모습을 서로 알아보지 못한채 다시 돌아가야 했다.

고향에 대한 느낌이나 만남에 대해 말을 아끼던 김옹은 강진농고, 중앙초등학교의 모습, 중앙로의 모습등을 기억에 담아두어는것보다 평생 가슴에 한이 됐던 부모님을 찾아본 것이 가장 큰 기쁨이다.

김옹은“남북한 정상의 배려로 고향을 찾을수 있게 됐다”며“양국의 화해무드속에 하루빨리 통일이 돼서 고향에서 친지들과 같이 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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