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에도 해일이...
강진에도 해일이...
  • 주희춘 기자
  • 승인 2011.03.1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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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0년 9월 17일 무슨일이

일본 열도를 엄습한 지진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지진도 지진이지만 유령처럼 주택을 집어 삼키는 해일의 모습은 경악스러움 자체였다. 우리 강진에도 적지 않은 지진이 있었다. 해일이 있었다는 기록도 있다.

가장 가까이는 지난 2005년 일이다. 그해 3월 20일 오전 10시 55분께 일본 남부 후쿠오카에서 지진이 있었는데 강진에서 약 10초 동안 지진 현상이 감지됐다. 주택에 있던 주민들은 천장이 흔들리고 창문이 흔들리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몇 차례 여진이 있었지만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2000년 12월 2일에도 지진이 있었다. 당시 지진은 장흥 남쪽 약 10㎞지점에서 진도 3.1규모로 발생해 장흥, 강진, 완도지역에서 창문이 흔들리는 진동이 감지됐다.

이에앞서 98년 11월에는 중국에서 발생한 지진의 영향으로 강진읍 서성리 건우1차아파트와 한전주택일대에서 창문이 심하게 흔들리는 지진이 감지됐다.

강진문헌연구회가 지난 2002년 펴낸 조선왕조실록 '강진편'을 보면 강진에서의 공식적인 지진기록이 12건이나 보인다.

이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지진은 1668년과 1670년 사이의 기록들이다. 기록에 따르면 현종 9년째인 1668년 6월 23일 평안도 철산에서 해일이 일고 지진이 크게 일어나 지붕의 기와가 모두 기울었고 강진, 평양, 해주, 경상도 창원, 충청도 홍산, 전라도 김제등에도 같은날 지진이 있었다.

중앙정부가 단을 설치하고 임금이 향과 폐백을 내려 보내어 解怪祭(나쁜일이 없도록 기원하는)를 지냈다고 하니 온나라가 시끄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재난은 계속됐다. 그후로부터 1년 후인  현종 10년 1669년 8월 14일 강진을 포함해 영암 ,순천, 해남, 나주, 장흥등에 해일이 있었다. 잇딴 지진과 해일은 불길한 전조였을까.  그로부터 다시 1년 후인 현종 11년 1670년 9월 17일 전라도 고산(지금의 전북 완주군)등 30여 고을에서 큰 지진이 발생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30여 고을중에서 강진, 광주, 순창등 네 고을에서 더욱 심하였다. 집이 흔들려 무너질 듯 했고 담장이 무너졌으며 지붕의 기와가 떨어졌다. 말과 소가 제대로 서 있지 못했으며 길가는 사람이 다리를 가누지 못하여 놀라고 겨를이 없는 가운데 엎어지지 않는자가 없었다. 이런 참혹한 지진은 근래에 없던 일이었다.”고 적혀 있다.

<全羅道高山等三十餘邑地震。 康津、光州、雲峰、淳昌 四邑尤甚, 館宇掀簸, 若將傾覆, 墻壁頹圮, 屋瓦墮落。 牛馬不能定立, 行路不能定脚, 蒼黃驚怕, 莫不顚仆。 地震之慘, 近古所無。 道臣以聞>-현종 18권, 11년(1670) 9월 17일기사-

사망자나 부상자수, 피해규모등이 정확히 기록되어 있지 않으나 지금으로부터 335년전 강진에서 큰 지진과 해일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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