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덕산 자락, 시멘트가 덧발라진 허름한 단층집에 갖가지 채소들이 마당을 이루고 있는곳이 신유낭(96·강진읍 춘곡마을)씨가 50여년째 살고있는 보금자리이다.
신씨는 해남 옥천에서 20살에 이 마을로 시집와 남편을 따라 일본으로 이주해 10여년을 살았다. 해방이되면서 신씨는 다시 춘곡마을로 돌아왔다.
남편의 사업이 잘되어 부족함이 없는 생활을 누렸지만 남편과의 이별 후 힘든 생활이 시작됐다. 6남매의 자식들을 모두 길러내고 증손주들까지 시집, 장가를 보냈지만 신씨는 언제나 고향집을 지키면서 생활하고 있다. 나이때문에 청력과 시력이 나빠졌지만 신씨는 아직도 건강함을 잃지 않고 활기찬 하루를 생활하고 있다.
신씨는 아침 5시가 되면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두평 정도의 작은 방에서 아침을 맞는 신씨가 가장 먼저하는일은 자신의 방에 놓인 TV를 켜는 일이다. 아침식사를 마친 신씨는 마당에 심어놓은 옥수수와 각종 채소를 한번씩 만지는 일과 점심을 먹고난후 마을회관에서 동네주민들과 어울려 담소를 나누는 것이 유일한 운동이자 취미생활이다.
평소 신씨는 생선과 채식을 즐겨 먹는다. 평소 김치를 좋아하고 싱싱한 채소를 즐겨 찾았다. 마을뒷편에 위치한 만덕산의 능선들은 마을주민들에게 싱싱한 채소를 맛볼 수 있는 터전을 줬다. 마을주변 밭은 언제나 채소와 산나물들을 섭취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여기에 해창지역 바닷가와 인접해 있어 해삼물을 많이 섭취했다. 바지락과 장어등 해산물을 먹는 일은 신씨에게 무병장수에 기본적인 자연환경을 만들었다.
이런 자연환경은 마을주민들에게 안락한 생활을 제공해 춘곡마을은 강진 관내에서 80세이상 노인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장수마을이 됐다.
신씨는 자신 나름대로의 식생활습관을 가지고 생활한다. 신씨의 부엌에는 콜라가 한켠을 차지하고 있다. 신씨의 부엌에서 콜라가 떨어져 본 적이 없다. 신씨는 하루 세끼 식사를 마친 후 항상 반잔 정도의 콜라를 마신다. 10여년전부터 소화를 시키기 위해 먹기 시작한 콜라가 이제는 신씨의 속을 시원하게 내려주는 소화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키 | 145㎝ |
몸무게 | 40㎏ |
식사 | 아침7시, 오후1시, 저녁6시 |
좋아하는 음식 | 돼지고기, 떡 |
싫어하는 음식 | 보양탕 |
술 | 전혀못함 |
담배 | 전혀못함 |
식사습관 | 식사 후 콜라반컵 |
신씨의 장수비결의 또 한가지는 규칙적인 식사습관이다. 신씨는 40여년동안 매일 정해진 식사시간을 거르지 않고 음식을 섭취했다. 식사량은 과식해본 적이 없다. 관심을 끄는 것은 90살이 넘어지면서 신씨의 식생활이 약간의 변화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평소 생선과 채식을 즐기던 신씨가 육류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신씨는 요즘 소고기, 닭고기등 육류를 가리지 않지만 양념이 않된 고기에 소금을 뿌려 노릇하게 구워낸 돼지고기를 제일 좋아한다.
신씨가 소고기와 돼지고기등을 즐겨먹어 간혹 배탈이나면서 함께 먹기 시작한 것은 멸치였다. 멸치를 육류와 같이 먹어도 배탈이 나지 않고 포만감도 덜하는 것 같아 신씨의 밥상에는 매끼니마다 기름에 볶아낸 작은 멸치가 항상 놓여있다.
평소 화를 잘내지 않고 느긋한 성격도 장수의 비결이다. 자식들을 키우면서 큰소리한번 내보지 않고 묵묵히 자식들을 뒷바라지했던 게 요즘 장수비결이라면 비결이다. 매사 밝게 살아가는 신씨이지만 딱 한가지 싫어하는 것이 있다. 도시생활이다.
자식들이 서울에 모시겠다고 해서 몇번 이삿짐을 쌓아 올라간적이 있지만 매번 다시 발길을 돌려 내려왔다. 서울에 살고있는 3남3녀의 자식들이 서로 신씨를 모시기를 자청하면서 살고있지만 신씨는 넓게 트인 시골냄새와 친구들이 있는 고향집이 좋을 뿐이다.
신씨는 가족들의 만류로 추운겨울철에는 서울에서 지내고 봄이 찾아오면 어김없이 춘곡마을을 찾아 다니내려온다. 신씨의 고집을 꺾지 못한 큰아들 이병성(75)씨가 부인과 같이 고향집에서 생활을 하면서 신씨의 생활을 돕고 있다.
신씨의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서 신씨의 장수비결이 꼭 자연조건과 좋은 음식만은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고향집에서 살고 싶어하는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와 생활하고 있는 자식들이 있다는 것과 항상 밝은 모습으로 생활하는 신씨의 생활습관이 장수비결의 가장 큰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