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또와 만화방을 아십니까'
'또또와 만화방을 아십니까'
  • 김철
  • 승인 2003.06.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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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간 만화방 운영하는 송화자씨
노래방, PC방이 없던 시절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를 끌었던 것은 만화방이였다. 좁은 공간에 걸쳐앉아 꺼내보는 한권의 책속에 펼쳐지는 세상은 청소년기에 꿈과 희망을 갖게 만드는 한가지 매체였다.

 

컴퓨터시대 인터넷 바람에 당당히 맞서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만화방은 그래서 요즘시대에 더 많은 관심을 끄는지도 모른다.

 

강진읍 동성리에 위치한 강진만화방은 지난 70년에 문을 연 강진의 최장수 만화방이다. 예전 명칭은 또또와 만화방이였다. 현재 강진만화방에는 30여년간 만화방을 지켜온 송화자(64)씨가 예전 모습대로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30여년전 5평의 면적에 문을 연 만화방에는 지나가는 강진농고생들의 시선을 붙잡기에 충분했다. 한권의 만화책을 보는데 5원의 책값을 받았고 대여는 없었다. 길다란 나무의자에 10여명이 자리를 차지하면 가게가 가득찰 정도였다.

 

가정 형편으로 당시 2만원의 빚을 얻어 만화가게를 시작한 송씨는 가게를 운영하면서 자식들의 교육까지 뒷바라지 모두 할 수있을 정도로 당시에는 만화방이 선풍적인 인기였다. 만화책에 대해 문외한이였던 송씨도 이현세, 박봉성, 고행석등 학생들이 자주찾는 만화책의 제목과 작가를 외울정도로 베테랑이 되었다.

 

현재의 만화방은 예전의 모습과 많이 달라져 있다. 15년전 5평의 가게는 확장해 10평 남짓한 공간으로 늘어났고 딱딱한 나무의자대신 푹신한 소파가 자리를 하고 있다. 미닫이문으로 손님들의 오가는 동안 드르륵소리를 내던 나무출입문도 대형유리문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만화방을 찾는 사람들은 크게 줄어들었다. 학생들은 PC방등을 찾고 있고 추억을 못잊어 간혹 찾는 20~30대 손님이 대부분으로 손님이 전혀없어 노는날도 종종 생기고 있다. 송씨는 손님들이 크게 줄어들면서 신간도서도 지난해부터 받지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송씨는 “지난해 관절수술을 받아 힘든일을 못하고 오랜 전통을 가진 만화방을 내놓기는 쉽지않다”며 “만화방을 계속 운영하고 싶지만 줄어드는 손님으로 얼마나 유지가 될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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