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국밥' 민방위 특별훈련
'따로국밥' 민방위 특별훈련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0.12.17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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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건물 신속한 대피, 주택가는 '남의 일'
관계기관 주민들에 대피요령 거의 설명 안해


지난 15일 실시된 전 국민 대상 민방위 특별훈련이 주민들의 무관심으로 맥 빠진 훈련으로 끝났다. 관내 대피소에 대한 운영과 관리 또한 미흡했다.  
 
훈련공습경보가 발효된 오후 2시. 관내도로를 달리던 차량들이 통제관들의 지시에 따라 일제히 멈춰 섰다.

군청과 강진교육지원청, 경찰서 직원들은 모두 사무실 불을 끄고 지하 대피소로 신속히 이동했다. 나머지 관공서와 공공시설도 대체로 신속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하지만 아파트와 주택단지 주민들의 모습은 이와 정반대였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공습경보에도 대피하지 않은 채 거리를 활보했고 일부 차량운행도 계속되는 등 훈련이 엉망으로 진행됐다.

대부분의 아파트는 방송 등을 통해 대피요령을 전파했지만 정작 공습경보가 울렸음에도 아파트별로 4~5명의 주민만 대피에 참여했을 정도였다.
 
아예 주민들이 대피하지 않은 곳도 상당수 있었다. 강진읍 서성리 A아파트의 경우 1652㎡ 면적에 총 2천여명의 대피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3등급 대피시설로 지정돼 있으나 이날 대피주민은 단 한명도 없었다.
 
심지어 대피소 표지판이 눈에 쉽게 띄지 않다보니 아파트 주민들은 대피소로 지정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실정이었다.
 
▲ 강진읍 A아파트 지하 대피소 입구는 각종 쓰레기들로 제 기능을 상실했다.
대피소관리 상태는 더욱 엉망이다.

지하대피소로 내려가는 입구와 계단은 각종 쓰레기와 생활폐기물 등이 쌓여 있어 통행에 지장을 초래했고 내부는 그동안 별다른 점검이나 관리 대책 없이 방치돼 실질적인 대피소 역할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총 28개 상가가 들어서 있는 강진읍 B상가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곳은 1081㎡ 면적에 총 1천300여명의 대피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2등급 대피시설로 지정돼 있는 곳이다.
 
학원이 밀집되어 있어 학생들의 출입이 잦은 건물이지만 건물 내부에는 대피소로 향하는 어떠한 문구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훈련과정에 불만을 나타내는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강진읍 서성리 C아파트 주민 10여명은 이날 공습경보에 맞춰 지하대피소로 이동했으나 당시 현장에는 군 공무원이나 통제관이 배치되지 않아 혼란을 빚었던 것.

C아파트는 99㎡ 면적에 12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2등급 대피시설로 지정된 곳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대피요령이나 방법 등을 전혀 모른 상태에서 의미 없는 훈련을 치러야했다.  
 
C아파트관계자 양모씨는 "안내방송을 통해 주민들의 훈련동참을 요하는 협조를 구했고 일부 주민들이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훈련에 동참했다"며 "하지만 대피요령을 설명해야 할 통제관이 없어 몇몇 주민들은 욕설을 하며 다시 집으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공공기관과 아파트 단지, 다세대주택 주민들에게 수차례 공고문을 보내 훈련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으나 주민들의 참여도가 낮아 아쉬움이 컸다"며 "지정대피소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점검으로 주민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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