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유일의 연탄공장 '강진연탄'
전남유일의 연탄공장 '강진연탄'
  • 장정안 기자
  • 승인 2010.10.22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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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전남지역에 50여개... 88서울올림픽 이후 크게 줄어
▲ 계속되는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품질 하나만으로 버텨낸 강진 연탄공장의 직원들이 연탄 생산에 몰두하고 있다.

겨울이 되면 예나 지금이나 연탄이 인기이다.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연탄산업은 사양 산업으로 전락해 도산하는 업체들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강진연탄만은 버텨냈다.

지난 1967년에 현 금호아파트 자리에서 문을 연 강진연탄공장은 전남권에서는 화순 화광연탄공장과 더불어 연탄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화순의 화광연탄공장이 자가용으로 연탄을 생산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서민용 연탄을 생산하는 곳은 강진연탄공장이 유일하다.

84년 학명리로 이전한 강진연탄공장은 요즘 성수기이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차츰 연탄주문이 늘기 시작해 하루 평균 1만장 정도에 석탄은 매일 20여 톤이 소요되기 때문. 하지만 한해 평균 100만장 이상을 생산했던 80년대 중반부터 90년 초반에 비하면 절반수준 밖에 안된다.

지난 19일 오후에 찾은 강진연탄공장에는 건물 주변으로 산처럼 쌓여있는 석탄 더미가 눈에 들어왔다. 석탄은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공장 건물 안으로 연방 밀려들어갔고 정제 분쇄 과정을 거쳐 3.6kg짜리 연탄으로 바뀌어 다시 공장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요란한 기계음이 나오는 기계 앞에는 2대의 화물트럭을 세워놓고 3명의 인부가 쏟아져 나오는 연탄을 차곡차곡 차에 옮겨 싣고 있었다. 올해 연탄 1장의 소매가격은 지난해 11월 인상된 500원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공장도 가격은 약 400원이다.

강진연탄공장 김이중(72)대표는 "80년대 중반 강진에서 하루 소비되는 연탄 중 70~80%는 우리 공장에서 찍었습니다. 당시에는 직원도 20여명에 달할 정도로 중 규모 이상의 공장이었는데..."라고 말을 흐렸다.

김 대표에 따르면 강진의 연탄산업이 하락세로 접어들게 된 계기는 88서울올림픽을 전후해 석유보급이 보편화되면서 연탄 소비량은 급격히 줄기 시작했고 인건비는 급상승하면서부터였다.

특히 정부의 연탄가격 억제정책으로 인해 연탄가격이 14년째 130원으로 묶이면서  장흥, 해남, 완도, 영암 등 인근 지역에서 운영되어왔던 연탄공장들도 하나 둘씩 문을 닫았으나 강진연탄공장만은 버텨냈다.

하지만 계속되는 경영난으로 20여명에 달했던 공장의 직원들도 줄어들어 지금은 3명에 불과할 정도로 공장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한 때 블루칩이었던 연탄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강진연탄공장인 셈이다.  

김 대표는 "다들 연탄공장을 분진산업이니 사양 산업이니 주변에서 따가운 눈총을 보내도 아직도 연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다"며 "연탄공장에서는 좋은 연탄만 만들어내면 소비자들이 믿고 강진연탄을 애용해 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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