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대추귀고동' 대량발견
멸종위기 '대추귀고동' 대량발견
  • 주희춘
  • 승인 2003.05.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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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량 구로해변...준설토 매립예정지 논란일듯

칠량 구로앞바다 해변에서 환경부가 희귀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한 대추귀고동이 대량으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추귀고동은 일본과 중국, 한국등지에서 서식했지만 지금은 거의 멸종단계에 들어간 고동류로 보고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번 발견이 대추귀고동의 마지막 서식지를 찾아낸 의미를 가지는 것이여서 보존이 시급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대추귀고동 서식지로 확인된 구로앞 1.5킬로미터 해변일대 19헥타르는 해역복원사업과정에서 발생하는 준설뻘을 매립할 곳으로 지정되어 현재 사업이 상당히 진행중인 곳이여서 보존방법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한반도 갯벌을 탐사 연구하고 있는 한·일 갯벌공동조사단은 최근 강진만 갯뻘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구로마을 선착장 남쪽해변에서 대추귀고동이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탐사대와 환경연합관계자, 강진군 관계자, 한국습지보전연대관계자들이 이 일대를 다시 조사한 결과 육지와 바다가 맞닿은 지점의 갈대와 풀밭에서 대추귀고동이 5~10여마리씩 수십군데에서 무리 지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동갯벌탐사대를 이끌고 있는 패류연구전문가인 히로요시 야마시다씨는 "각종 오염물질로 멸종단계에 있는 대추귀고동이 이렇게 대량으로 서식하고 있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할 일"이라며 "이는 바닷물과 민물이 뒤섞이는 강진만이 국제적으로 최고의 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사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야마시다씨는 대추귀고동이 발견된 지점에서 수달의 발자국이 발견되었고 곳곳에서 다른 희귀성 고동류도 발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동조사단의 한국습지보전연대 김경원 사무국장은 "전국의 개뻘은 물론 일본과 대만의 주요갯뻘을 조사해 보았지만 구로앞 해안가 처럼 완전히 환경이 보전된 곳은 없었다"며 "구간의 길이는 작지만 장기적으로 해안자원의 교과서가 될 만한 지역"이라고 극찬했다.

이날 조사에 참여한 참석자들은 대부분 구로선착장 일대 준설토 매립장 사용계획은 제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준설토 매립을 위해 구로 해변을 사라지게 하는 것은 국가적인 손실이다"며 "지역민들이 이곳의 가치를 충분히 알아차려 다른곳에 준설토 매립장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목포해양수산청과 함께 해역복원사업을 추진중인 강진군은 난감한 입장이다. 군은 준설토 매립장을 현재의 위치에 정한 후 설계까지 마무리했으며, 사업자 선정을 끝낸 상태여서 곧바로 매립장 조성공사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본격적인 해역복원사업은 올 하반기에 들어갈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매립장을 다시 옮길 경우 적당한 지역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다 복잡한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될 경우 사업자체가 연기될 수 있다"며 "일단 환경부의 지침을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진환경지킴이 김현장 사무국장은 "매립장이 결정될 당시는 대추귀고동의 서식여부가 파악되지 않았을 때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강진군이 곧바로 매립장 위치 변경작업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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