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오남매에게
사랑하는 나의 오남매에게
  • 특집부
  • 승인 2003.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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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진<강진읍 송현리>

사랑하는 나의 오남매들에게
가정의 달 오월, 화창한 봄날이구나 오늘도 너희들의 전도(前途)를 기원하면서 몇자 적어본다. 사람은 겸허한 마음으로 배워야 한다. 배우는 것이 으뜸가는 일이다. 그래서 유교경전의 예기는 이렇게 갈파했다.

옥불탁불성기(玉不琢不成器), 인불학부지도(人不學不知道). 즉 구슬은 닦지 않으면 좋은 그릇이 될 수 없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사람의 도리를 알 수 없다. 그래서 교학위선(敎學爲先)이라고 예기는 갈파했다.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교학이 인생의 제1의요, 급선무이다. 발분망식(發憤忘食), 배우는데 열중하여라. 촌음을 아끼어 탐구정신을 항상 가져라. “가장 유능한 사람은 부단히 탐구하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세계적인 시인 괴테의 명언이다.

사람은 배워야만 사람다워질 수 있다. 학문이 사람을 만든다. 대기(大器)가 되기를 원하느냐, 대재(大材)가 되기를 원하느냐, 나라의 동량지재(棟樑之材)가 되려면 각고면려(刻苦勉勵)하고 조심누골(調心鏤骨)해야 된다.

우리는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 우리는 책이나 선생님이나 학교에서만 배우는 것은 아니다. 배우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면 만인이다 나의 스승이 될 수 있다. 역사는 위대한 교과서요, 사회는 훌륭한 학교요, 자연은 뛰어난 스승이다. 만물교아(萬物敎我)이다. 세상의 모든 사물이 다 나를 가르친다. 나에게 배우고자 하는 겸허한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 그것이 문제이다. 우리는 평생교육의 정신을 가지고 죽는 날까지 배워야 한다. 평생교육을 실천한 세 사람의 인물을 소개하오니 즐거운 가정생활의 귀감으로 삼았으면 하는 부모님의 마음이다.

첫째는 고대중국의 은(殷)나라를 창건한 탕(湯)왕이다. 중국 고대사회에 명군과 성왕이 네사람 있었다. 하나라 말기의 군주인 걸왕은 폭학무도하였다. 탕왕은 제후를 이끌고 혁명을 일으켜 은나라를 세웠다. 이것이 중국 최초의 혁명이다. 탕왕은 수기치인에 힘써 지덕을 겸비한 명군이 되었다.

그는 세수대야에 다음과 같은 명문(銘文)을 아로새기고 자계(自誡)의 거울로 삼았다. ‘荷日新, 日日新, 又日新’ 참으로 날마다 새롭고, 나날이 새롭고, 또 나날이 새롭구다. ‘일일신’얼마나 뜻이 깊은 말인가? 어제보다 오늘이 새롭고 오늘보다 내일이 새로워야 한다. 새롭다는 것은 부단히 전진하는 자세요, 끊임없이 향상하는 생활이요, 쉬지 않고 노력하는 태도이다.

오매불망 너희들 오남매는 언제나 신선한 감격과 새로운 희열을 가지고 하루하루의 생활을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 날마다 새로우려면 날마다 배워야 한다. 일일학하는 사람만이 일일신할수 있다. 흘러가지 않는 물은 썩기 쉽다. 태만은 인간을 타락시킨다. 무사안일은 퇴화시킨다. 천재도 게으르면 속물로 전락하고 만다. 나의 서재에 ‘일일학 일일신(日日學 日日新)’이라는 글이 있다. ‘날마다 배우고 날마다 새로워져라’. 이것은 나의 좌우명의 하나이다. 나는 가끔 교우들이나 제자들이 물으면 ‘일일일학(一日一學), 일일일신(一日一新)’ 이라는 이야기를 해준다. 하루에 한가지씩 배우고 하루에 한 가지씩 새로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은나라의 탕왕은 아침에 세수할때마다 일일신이라는 문구를 바라보며 꾸준히 자기편달을 하여 덕망이 높은 성군이 되었다고 한다. 내가 나에게 채찍질하는 것을 자기편달이라 하고, 그러한 사람을 ‘자기 편달인(自己 鞭撻人)’이라고 일컫는다. 인간은 한없이 게을러지기 쉬운 동물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자기 자신에게 부단히 격려와 힐책의 채찍질을 가해야 한다. ‘편달의 鞭은 채찍질(회초리)할편이요. 撻은 종아리칠 달’이다.

옛날 선비나 학자들이 자경문(自敬文)이나 가계문(自誡文)을 만들어 스스로 꾸짖고 스스로 채찍을 가한 것은 우리나라 모든 사회(직장)인들이 본받고 배울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율곡선생님의 자경문은 특히 유명하다. 율곡은 처음에 불교에 뜻을 두고 금강산에 입산하였으나 얻은바가 적었다. 그래서 유학(儒學)으로 수도하기를 결심하고 입산하여 이십세에 자기를 채찍질하는 글을 썼다. 육곡의 자경문의 서두는 다음문장으로 시작된다.

선수기지(先須其志), 이성인위준즉(以聖人爲準則), 일호불급성인(一毫不及聖人) 즉오사미자(則吾事未子). ‘먼저 모름지기 그 뜻을 크게 가져라. 성인을 행동의 모범으로 삼아라. 티끌만큼이라도 성인에 미치지 못하면 나의 할일은 끝나지 않은 것이다’. 그는 이십세에 성인이 되겠다는 큰뜻을 세웠다. 그리고 성인을 행동의 본보기로 삼았다. 추호라도 성인의 경지에 도달하지 못하면 자기의 수도와 수학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참으로 대 학자다운 기백이요, 대 도인다운 정신이다. 나이 약관에 성인이 되려는 대원을 품었떤 율곡은 과연 비범했었다.

다음은 공자(公子)이다.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라고. ‘세사람이 같이 가면 반드시 내가 배울만한 스승이 있다’ 부지런한 사람에게는 부지런히 덕을 배우며, 성실한 사람에게서는 성실의 덕을 배우고, 겸손한 사람에게서는 겸손의 덕을 배워야 한다‘라고...

이세상에 장점이 없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는 것이다. 너희들은 남의 장점을 겸허하게 배워야 이사회에서 숭앙받는 사람이 될 것이다.

사랑하는 나의 사위(딸), 아들(며느리)에게 이 글을 적어 보낸다. 어려운 말이나 글자는 찾아보고 물어서 내것을 만들어라. 아들, 딸들에게도 알기쉽게 이야기해 주어라.
               2003년 5월 가정의달을 맞이하여
                       김광진(강진읍 송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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