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력하는 석천마을 주민들
울력하는 석천마을 주민들
  • 주희춘
  • 승인 2003.03.1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을 상수도공사.. 대부분 주민참여

도암 석천마을 주민들은 요즘 마을 상수도를 보수하기 위해 울력이 한창이다. 70년대 새마을 운동 당시에는 익숙했던 모습이다. 아침에는 이장 황순식(60)씨가 마을 스피커에 ‘새벽종이 울렸네~’대신에 ‘소양강 처녀’를 틀어주는게 조금 다를 뿐이다

울력의 참여율도 높아 55가구에서 매일 40명 이상이 일터에 모이고 있다. 75세 이상된 노인들은 울력대상에서 제외시켜 주었다. 밥짓는 일을 전담하는 주민이 따로 있고 반찬은 마을사람들이 조금씩 가지고 나오는 것으로 해결한다.

황순식 이장은 “주민들이 함께 일을 하고 식사도 같이하니 단합도 잘되고 서로간의 화합에도 좋다”고 말했다.

석천마을 주민들이 일하고 있는 상수도 보수는 비용도 자체적으로 모았다. 우선 마을주민들의 힘으로 해보고 그래도 어려우면 관에 부탁을 해보겠다는 것이다. 조그만 일도 우선적으로 면사무소나 군청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석천마을의 상수도는 역사가 꽤 오래됐다. 70년대에 주민들이 당시에도 울력으로 4㎞ 이상을 끌어 왔는데, 이제는 배관이 노후되고 물 저장탱크도 부식됐다. 그래서 주민들은 군에서 물탱크를 새로 만들어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다른 일은 주민들의 힘으로 직접하겠다는 것이다.

김율령(66)개발위원장은 “주민들이 정기적으로 울력을 하기 때문에 배관을 깨끗이 관리되고 있으나 탱크는 용량도 부족하고 노후가 심하다”며 “주민들이 식수만큼은 안심하고 먹을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군정보고 현장에서는 각 마을 이장들이 마을의 현안사업을 건의하느라 줄을 설 정도. 그러나 석천마을의 경우 최근 열린 군정보고회에서도 한마디의 건의도 하지 않았다. 우선 자체적인 힘으로 울력을 해보겠다는 결심때문이었다.

황 이장은 “마을마다 현안사업은 모두 있다”며 “사업의 완급도 중요하고 무엇보다 현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가 지원의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