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드리 팽나무 고사위기
아름드리 팽나무 고사위기
  • 주희춘
  • 승인 2003.01.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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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공사로 뿌리 잘리고 콘크리트 덮혀

강진읍 서성리 관문에 있는 100여년생 대형 팽나무가 각종 공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도로공사로 뿌리가 올라간데 이어 2m도 안된 거리에 상수도 제수변을 설치한다며 구덩이를 파면서 큰 뿌리를 파헤치고 의자를 설치한다며 한겨울에 잔뿌리를 잘라내고 있다.

이는 강진군이 지난해 10월 도로공사 후휴증으로 죽어가던 경찰서앞 느티나무를 5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외과수술한 이후 비슷한 환경에 있는 다른 나무에 대해 아무런 예방책을 세우지 않고 있는 것이여서 나무관리가 허술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강진고를 비롯한 강진여중 학생들이 오가면서 감상하고 서성리 주민들의 휴식처이기도 한 이 팽나무는 나무의 주변이 콘크리트 시설로 완전히 뒤덥혀 있다.

최근 들어 나무주변에서는 동시에 두건의 공사가 진행됐다. 상수도 제수변 공사를 한다며 깊이 2m, 넓이 1m 정도의 대형 웅덩이를 파헤쳤다. 이 과정에서 팽나무의 큰 뿌리로 보이는 뿌리가 10여개 잘리고 찢겨져 만신창이가 된채 도로위에 그대로 방치됐다.

또 주민들의 요구로 나무아래에 의자를 마련한다며 주변을 절개해 내고 이곳에 시멘트를 바른 다음 차곡차곡 돌을 올렸다. 이과정에서 수많은 잔뿌리가 드러났고 잔뿌리위로 시멘트가 발라졌다.

이같은 공사를 진행하면서 공사담당 부서와 나무 관리부서가 전혀 협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나무가 고사할 경우 또다시 군비를 투입해 외과수술을 해야할 나무관리 담당부서는 사실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군 담당은 “그 나무는 보호수가 아니기 때문에 따로 관리하지 않는다. 자세한 사항은 이장에게 물어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부서가 지난해 외과수술을 한 경찰서앞 느티나무도  보호수는 아니였다.

주민들은 “공사를 어떻게 하든 나무가 죽게되면 예산으로 외과수술하면 그만이라는 태도가 아니냐”며 “공사를 하는 사람들은 나무관리에 미숙할 수 있기 때문에 나무를 관리하는 담당자들이 나서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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